20여 년 동안 전국 1백90여 개 공소에 귀중한 책을 보내온 서울 돈암동본당 공소책보내기회가 최근 「공소책보내기회 20년사」를 펴냈다. 1백30쪽 내외의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에는 회원들의 축하의 글과 함께 각 공소에서 보내온 따뜻한 감사의 편지들이 가득 담겨 있다.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구룡산 속에 우편배달도 안 되는 이 고장에까지 많은 책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공소 노인들은 조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 열심히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저희 공소 신자들은 귀회에서 보내주신 사랑의 책으로 인하여 오히려 훈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개 공소가 그러하듯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도서의 경우 거의 전무해 여러분의 뜻하지 않은 도움으로 비치된 도서 하나하나는 저희에겐 더없이 소중하고 값진 것입니다』
공소책보내기회가 시작된 것은 1976년. 그해 6월 10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복음화 운동의 일환으로 전국에 산재한 어려운 공소를 선정해 신앙에 도움이 되는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해 왔다. 그렇게 보내준 곳이 20주년인 1996년 6월 현재 전국 공소와 감호소, 해외와 도서관 등 모든 1백89개소.
처음에는 가뜩이나 책을 읽지 않는 세태, 더군다나 책보기를 게을리 한다는 천주교 신자들에게, 그것도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인쇄돼 있는 교회 관계 서적들을 보낸다는 것이 과연 지속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한적한 시골 공소에 책을 보내본 결과 온갖 감사의 편지와 함께 또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게다가 회의 창설 과정과 활동 상황이 가톨릭신문에 보도죄자 전국 곳곳에서 우리 공소에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던 것이다.
이는 공소 신자들이 신심생활과 성서 등 교회 가르침에 항상 목말라하고있음을 잘 보여주는 증거였고 따라서 정성껏 보내준 책들이 공소 신자들의 손때가 묻을 만큼 되풀이해서 읽혀진다는 확신을 갖게 해준 것이다.
이러한 호응에 힘을 얻은 회원들은 이사를 갔어도,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지 않은 이상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때에는 회비를 빠짐없이 보냈다고 한다.
김훈조(고스마) 회장은 머리말에서 『전국에는 1천4백여 개 공소가 있지만 우리가 20년 동안 책을 보낸 곳은 겨우 1백89개 뿐』이라며 앞으로 더욱 열심한 활동을 펼칠 것을 다짐하고 『공소의 교우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성서와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책을 보내 용기와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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