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을 사칭하는 가짜들이 너무 많아 아무리 진솔한 제품을 만들어 생산해도 믿어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유기농 포도즙과 사과즙을 생산하는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한울공동체(경북 상주시 화동면 신촌리)의 최병수씨는 유기농을 지키기 위해 흙을 사랑하는 농투성이들이 영봉조합법인을 만들고 가공생산을 하고 있지만 장사꾼들의 얄팍한 상혼에 의해 농민들이 만든 상품마저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한울공동체는 가톨릭농민회원들을 중심으로 1987년부터 유기농업을 실천하기 시작해 93년에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8농가로 한울영농조합법인(대표=최병수)을 구성했다.
한울공동체는 기존의 반환경적 반생명적인 화학농업을 탈피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함께 저농약 과일 재배와 가공판매를 추진해 96년 가공공장을 준공하고 올 봄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한울공동체가 한울식품의 이름으로 지역특산물인 포도와 사과즙 가공생산에 들어간 것은 생명농인 유기농업을 확산시키고 생산자인 농민들의 안정적 재정수입 기반 확보와 함께 소비자들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농촌 살리기에 한몫 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저농약으로 재배한 사과와 포도 원액 1백%를 생산하고 있는 한울공동체가 제품 생산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조합수매방식으로 이뤄지는 생산원료의 구입이다.
한울공동체는 일반 과수농의 경우 출하까지 20번 이상의 농약을 쳤다. 농약도 일반 농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2~3배씩 비싸지만 인체에 해가 없는 것들로만 엄선했다.
한울공동체는 가공과정에서도 일체의 첨가물이 없이 제품을 직접 파쇄, 즙착, 병입하는 향회수공업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농축과즙음료와는 달리 맛과 향에서 탁월하다.
시중에서 100%로 판매되는 사과, 포도주스 등 모든 과일주스는 농축과즙으로 원료를 가공해 농축시켰다가 필요할 때마다 물을 타 희석시키는 제품이다.
제품 한 병마다 가공시작부터 병입까지 한순간에 이뤄지고 저온 살균으로 맛과 영양까지 살아 있는 한울공동체의 사과즙 포도즙의 고민도 역시 판매.
농민들이 자신이 재배한 신선한 재료를 갖고 정직하게 만들어 월등히 우월한 품질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본과 홍보의 어려움으로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이 많고 수입 과일을 가공하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생산원가가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울식품에서 생산되는 포도즙, 사과즙은 우리농촌살리기운동 본부와 가톨릭농민회전국본부 매장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농민들이 보다 안전적으로 생명농업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도농직거래 등 보다 활발한 판매망이 확보돼야 하는 실정이다.
2백50㎖, 5백㎖를 생산하고 있는 사과즙과 포도즙 공급가격은 사과즙의 경우 10병들이 박스 당 각각 7천7백 원 1만5천4백 원 포도즙의 경우는 2만 원과 2만4천 원으로 시중가격보다 다소 높은 편이나 이는 공법과 제품 재료에 있어 일체의 속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10여 년 동안 함께 유기농을 해오며 다져진 공동체 정신과 농심(農心)의 마음으로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한울식품은 한울타리를 뜻하는 상호(商號)처럼 도시 소비자들의 밥상에도 보다 건강하게 채워가려 하고 있다.
먹을거리에 농약을 듬뿍 치면서 외국농산물을 사먹지 말라고 말할 수 없듯이 돈 때문에 가슴에 한을 안고 죽어가며 자식들에게 농촌에 남아 땅을 지키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제 남은 것은 도시 소비자들의 몫이다.
※주문처=경북 상주시 화동면 신촌리 34-1 전화(0582)33-0744 33-9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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