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벨기에 경찰이 성직자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교회를 강제로 압수 수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벨기에 경찰은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 혐의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지난 6월 24일 오전 수도 브뤼셀 북부의 메켈렌-브뤼셀대교구의 몇몇 관련 부서와 사무실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시작된 기습 압수 수색은 주교들을 연금한 상태로 9시간 동안이나 이어져 주변의 빈축을 샀다. 경찰은 특히 감춰진 문서를 수색한다는 명목으로 대성당 지하묘지에 침입해 요제프 어니스트 반 로이 추기경과 레온 조셉 수에넨스 추기경 등 전임 교구장 묘소에 구멍을 뚫고 카메라를 안으로 집어넣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교황은 이와 관련해 25일 벨기에 주교회의 의장 겸 브뤼셀대교구장 앙드르 조제프 레오나르 대주교 앞으로 보낸 지지서한을 통해 “경찰이 매우 놀랍고도 유감스런 방법”을 사용했다며 우려했다.
교황은 서한에서 “교회가 압수 수색을 당하는 이러한 비통한 순간 벨기에 주교들에게 친밀감과 연대감을 전하고자 한다”며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는 교회와 정부 당국 모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겠지만, 이는 서로가 지닌 특수성과 자치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교구청뿐만 아니라 성추행진상조사위원회 사무실을 비롯한 여러 곳의 교회 기관들을 압수 수색해 약 500여 건의 비밀문서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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