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서종엽 신부)는 6월 25일 오전 11시 용인대리구 신갈성당에서 ‘남북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하고, 분단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남과 북이 민족화해의 여정에 한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특히 이날 미사 중에는 지난 5월 30일부터 닷새 동안 교구 민화위가 주관한 ‘한라에서 백두까지’ 대장정을 통해 직접 담아온 남과 북의 물과 흙의 ‘합수(合水)합토(合土)식’이 열려 의미를 더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교구 민화위 위원장 서종엽 신부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물과 흙을 각각 받아 특별히 제작한 한반도 모양 도자기에 채워 넣었다. 합수합토된 도자기는 교구 민화위가 운영하는 수원 혹은 안산 나르샤에 보관될 예정이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전 세계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양분되면서 두 이념이 한반도에서 급격히 충돌한 사건이 한국전쟁”이라며 “60년이 흐른 지금 새터민 아동 그룹홈 나르샤 활동과 새터민들이 통상적 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통일의 씨앗을 뿌리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3만 명에 가까운 새터민들에게 관심을 갖자”고 강조했다.
서종엽 신부는 “물과 흙을 한데 모으며, 통일이라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터민들이 감정에 겨워 우는 모습을 보니 통일에 대한 우리의 열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 신부는 또 “우리가 적어도 통일을 위한 지향만 두고 있어도 통일을 위한 한 가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작은 움직임이 모여 통일을 위한 큰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사와 예식이 끝난 후 식사 자리에는 나르샤 식구 노연지(가명)양과 새터민 최미자(아가다·가명)씨가 북한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새터민들 중에는 오랜만에 고향 노래를 듣고 눈시울을 붉힌 이도 있었다. 이날 북여주본당(주임 허 현 신부) 신자들은 새터민을 위해 쌀 50여 포대를 기부했다. 새터민 김진숙(가명)씨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과 물이 합쳐지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났다”며 “하루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구 민화위 새터민 청소년 멘토 ‘온새미’는 오는 8월 초 백두산 도보순례를 다녀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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