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는 오는 8월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 앞서 한국 평신도들의 일치를 다지고 복음화 현실을 짚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회에서는 ‘오늘날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 주제 강의에 이어 각 교구 평협과 사도직 단체들이 현재 펼치고 있는 활동 현황과 비전, 계획 등에 대해 발표, 토의하는 시간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21세기 한국과 아시아의 복음화 방안으로 개인 성화에 이어 소공동체 중심 사목, 단체 사도직 활성화, 사회교리 확산, 미디어 활용 등의 선교 방법 등을 제시했다.
특히 대회 기념미사에서 참가자들은 ‘우리의 사도직’을 제목으로 한 선언문을 발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복음화에 매진할 뜻을 다짐했다.
이번 선언문에서 참가자들은 “한국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민족 복음화에 헌신하고 나아가 아시아와 온 세계에 기쁜소식을 전하겠다”며 “특히 이 세상의 모든 구조적인 가난을 물리치는데 적극 나서고, 창조질서를 회복시키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염수정 주교는 대회 축사를 통해 “평신도들은 교회의 일원이라는 바로 그 이유로 복음을 선포할 소명과 사명을 지닌다”며 “교회의 사명 전체는 ‘복음화’로 집중돼 있으며, 복음화를 위해 투신하는 모든 이는 성화의 소명 또한 받아들이는 것이 된다”고 당부했다.
한국 평협 최홍준 회장도 “비신자와 냉담교우들을 교회로 모셔오는 일은 먼저 하느님께서 나를,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고 느끼도록 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나 자신부터 먼저 복음화하고 이웃을 복음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황청 평신도평의회가 주최하는 아시아 평신도대회는 오는 8월 31일~9월 5일 서울 명동성당 등지에서 열린다.
평신도로서 아시아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는 이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 평신도 35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보다 풍요로운 대회 진행을 위해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비롯해 ‘아시아 교회’, ‘교회의 선교사명’, ‘주님이신 예수님’ 등의 문헌 숙지를 권고한 바 있다.
▲ ‘한국 가톨릭 평신도대회’에서 각 교구 평협과 전국 사도직 단체 대표들이 현재 진행 중인 활동 현황과 선교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오늘날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 박준양 신부(가톨릭대 교수)
“우리 존재 양식이 구원의 표양 돼야”
▲ 박준양 신부
우리의 소명은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전하는 것이다. 복음서를 통해 드러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선포이며 증거다.
또한 복음을 선포하는 이가 갖춰야할 자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다. 사랑의 진정성을 우선 갖춘 후에는 어떻게 그 사랑을 전하고 소통할 것인지 고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방적으로 훈계하듯, 위협하듯, 지시하는 듯한 자세와 사랑이 결여된 모습으로 복음을 일방적으로 전할 때 상대방은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없다.
따라서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으로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할 것인지에 대해 훈련이 필요하다. 복음 선포의 방법에 대해서는 사도 바오로의 ‘아레오파고스에서의 연설’이 큰 모범으로 제시된다.
사도 바오로는 수많은 신을 섬기고 있던 그리스인들을 향해 그들의 신앙이 미신이라고 꾸짖거나 항의하지 않았다. 먼저 그들을 존중하며 그들의 충만한 종교심에 대해 칭찬하고, 그들이 ‘알지 못하고 있는 신’에 대해 천천히 알려주었다.
아시아도 다종교 사회다. 아시아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그들을 찾아가 무조건 당신들의 종교는 미신이니 개종해야 한다고 말해선 안 된다. 그들의 종교심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점진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할 것이다.
복음선포를 위해서는 이렇게 교육학적인 또 점진적으로 다가가는 방법과 함께 대화와 선포가 필요하다. 이 대화는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개종하기 위해 시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알고 이해하고 나누기 위해 듣고 말하는 또한 재성찰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대화와 함께 ‘내가 믿는 하느님’을 널리 알리는 선포 활동도 동시에 펼쳐져야 한다.
특히 올바른 복음 선포를 위해서는 바로 우리의 존재 양식이 구원의 표양이 돼야 한다. 내 삶이 예수님을 닮아가면 자연스럽게 구원을 향하게 된다.
■ 평신도대회 관련 권고도서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es Laici)」
평신도들의 소명과 사명을 일깨우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다.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며 세상 복음화에 참여할 역할을 지닌 평신도들이 집단으로든 개인으로든 자신의 은사와 책임을 더욱 깊이 의식하고 증진하도록 권고한다.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
제삼천년기 아시아 복음화의 대헌장이자 결정적인 생활 지침서로 일컬어지는 중요한 문헌이다. 제삼천년기 시작에 앞서 지난 199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로 발표됐다.
이 문헌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활동이 아시아의 현실 속에서 지니는 의미를 밝히고, 새로운 복음화와 선교 사명 수행에 대한 아시아 교회의 과제를 제시한다. 특히 아시아 주교 시노드가 그리스도교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뿌리가 아시아에 있음을 상기하며, 아시아의 종교 전통들과 문명들을 인정하고, 회심에로 부르신 자리였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선교사명(Redemptoris missio)」
교회의 변하지 않는 선교사명에 관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이다.
신앙과 그리스도인 생활의 내적 쇄신을 목적으로 내세운 이 회칙은 선교활동은 교회를 새롭게 하고 신앙과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을 강화시키고 새로운 열정과 자극을 준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선교야말로 궁극적인 실재나 존재 자체의 의미를 잃은 듯해 보이는 현대 세계의 온 인류에게 교회가 해줄 수 있는 첫째가는 목표라고 역설한다. 또 선교 활동의 유일한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계시함으로써 인간에게 봉사함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주님이신 예수님(Dominus lesus)」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발표한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유일성과 구원 보편성’에 관한 선언이다.
종교적 다원주의와 상대주의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모든 종교가 동등하게 구원에 이르는 유효한 길이라는 잘못된 주장에 대해 교회의 가르침을 명백히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선언에서는 다종교 사회인 아시아 지역에서 종교 혼합주의와 상대주의, 다원주의적 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농후하게 발견된다고 지적하고, 더욱 참된 정체성을 바탕으로 일치와 대화를 이끌어갈 지침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