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청 옆에서 「진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한국사진작가협회 국제분과 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은효진씨는 순수예술과 다큐 사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작가이다.
국내외 사진 공모전 2백여 회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은씨는 고향, 스포츠, 연극, 영상과 모색전, 무용, 울릉도, 종교, 도시의 창, 백로, 누드 등 다양한 테마의 전시회를 개최, 왕성한 활동을 보여 왔다.
한국사협 국제분과 부위원장으로 사진문화 교류사업에도 투신한 그는 94년 9월 중국 연길 인민문화궁전에서 「한북 중 3국 교류전」과 「한국 합동 사진전」 「한 말레이시아 문화교류 사진전」 「필리핀 대사 초대 사진전」등 굵직한 국제 사진전도 개최했다.
전문 사진작가로 입문한지 25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열만큼 자신의 작품 평가에 인색한 은효진씨는 『세상살이의 모든 오묘하고 신기한 일들을 철학적으로 앵글에 담아 기록해 두는 것이 사진의 매력』이라고 사진 예찬론을 폈다.
그는 다큐작가로서 한국은 물론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네팔, 태국, 러시아, 중국, 몽골,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를 돌며 원주민과 그들의 종교생활을 앵글에 다고 있다.
그가 아끼는 대표적인 다큐 작품으로는 「한국 가톨릭 성지」와 「실크로드 종주 사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원주민들의 민속 전통과 종교」 「러시아 정교회」 「두만강 발원지」등이 있다.
그는 수교 이전 홍콩을 통해 비자도 받지 않은 채 월경 중국에 들어가 북경 천안문광장에서 모택동 사진을 야간 촬영하다 다행히 조선족 출신 경비병에게 잡혀 봉변을 면하고 돌아올 만큼 일 욕심이 많다.
『순수예술과 다큐사진의 장르가 현격히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집착하게 됩니다. 예술사진은 사물 자체의 철학을 담는 작가적 탐구 노력이 필요합니다. 반면 다큐사진은 정신력과 모험심. 인내력을 갖고 기록자로서의 겸허한 자세가 우선되지요』
일에 대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아내의 권유로 개신교에서 개종한 84년 부활절 때 영세한 은효진씨는 『사진예술은 신앙에서 나온다』는 확신을 갖고 살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나 문화와 언어는 달라도 가톨릭 신앙은 하나라는 것에 항상 호감을 갖습니다. 그래서 신앙의 세계에서 저의 사진철학을 발전시켜 나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은효진씨는 평생 「만다라」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한 일본 사진작가처럼 자신도 신앙의 거울에 투영된 종교 작품들을 축적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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