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습니다. 남들 다 하는 일인데 뭘 이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진료실을 나서는 기자에게 자신이 부각되면 자기보다 더 열심히 봉사하는 이들에게 죄송스러워진다며 부끄러움을 감출 줄 모르던 한강성심병원 신경외과 고영초(가시미로ㆍ수원교구 과천본당) 교수. 올해로 20년째 서울시 금천구 시흥5동의 전진상복지관(지도=김중호 신부)에서 진료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고영초 교수는 남이 하는 봉사활동이 아름답게 보여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봉사에 나서게 됐다고 밝힌다.
수요일, 일주일 중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다는 이 때 그는 전진상복지관을 찾는다. 환자들과의 씨름으로 녹초가 되다시피 한 몸도 전진상의 환자들만 만나면 신기할 정도로 개운해진다는 고교수. 치료하던 환자가 궁금해서 한 주라도 쉴 수가 없다는 그는 애초에 신부가 되려고 소신학교를 다녔으나.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해 소신학교 3학년 때 서울대학교 의대를 지망하게 된 것이 그의 운명을 바꿔놓고 말았다.
나누는 삶이 운명이었을까. 그는 대학교 시절부터 의과대 가톨릭학생회를 통해 지역봉사 활동을 하며 가난한 이들과 가까워져 갔다.
본격적으로 의사생활을 시작한 77년 이후 78년부터 시작된 그의 이런 활동은 봉사의 참 기쁨을 경험하면서 더욱 왕성해져 88년부터는 행려자 무료치료소인 요셉의원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쳐 오고 있으며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소인 「라파엘의 집」 진료활동도 타진중이라고 한다.
고교수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성심병원 내 가톨릭인들의 모임인 성심회 회장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에 있는 「환자를 위한 미사」진행도 도맡다시피 하는 것은 물론 본당에서는 사목위원으로, 「성인예비자 교리」교리교사로 활동하는 등 주위 사람이 염려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하느님의 도구로 환자 안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자 노력할 뿐』이라는 그는 하느님이 주신 탤런트를 조금은 불려서 돌려 드려야 은총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겠느냐며 담담하게 말한다.
매년 2-3명의 어려운 환자를 무료로 수술해주고 있는 고영초 교수는 자신이 수술한 환자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올 때 봉사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고 밝힌다.
봉사의 의미가 더욱 절실해 지는 이때 고영초 교수의 삶은 주위를 밝히는 빛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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