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가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행인 이 때、형제 같은 이들과 함께 일하며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갖가지 건설 중장비들이 만들어내는 굉음 앞에 선 마포건설 이천 동호인주택 건설현장의 김승룡씨。그의 얼굴은 자부심으로 가득 찼다。
김씨가 갖는 자부심은 여느 회사의 직장인들이 느끼는 그런 것과는 다르다。아들 둘에 맞벌이하는 아내와 함께 사는 보통 직업인인 그의 행복과 자부심은 자신이 곧 회사요、 따라서 회사의 미래가 곧 자신의 미래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김승룡씨와 같은 노동자 8명이 모여 만들어가는 건설노동자협동조합「마포건설(대표=정을진ㆍ마티아)。 이제는 꽤 탄탄한 명성을 얻게 된 마포건설은 현 천주교도시빈민회(천도빈) 회장인 정을진씨의 철거지역에서의 가슴 아픈 삶과 기억이 시발점이 됐다。
지난 85년 천도빈을 통해 재개발지역의 삶을 처음 접하게 된 정을진씨는 5년간에 걸쳐 몸소 철거지역 활동을 하며 철거지역 주민들의 삶을 체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다수인 철거지역 주민들이 철거과정에서 주거는 물론 가정마저 파괴당하고 마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도시빈민 속에서의 삶이 정을진씨를 비롯한 몇몇 의식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모색토톡 만든 것이다。
90년 4월 마포구 공덕동에 「마포건축 노동자 쉼터」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공동체는 「서로 일자리 알선하기」부터 시작했다。 건축업의 특성상 일자리는 인맥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서로의 일자리를 찾아주던 이들의 활동은 93년 3월 「생산협동조합 10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이렇게 해서 94년 8월 20일에 세워진 것이「마포건설」。
지난해 22억 원의 매출을 올린 마포건설은 경제 한파가 불어 닥친 올해는 오히려 50억 원으로 매출액을 늘려 잡고 있다。 벌써 37억은 수주해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정을진 대표는 공사물량이 많이 들어올 까봐 오히려 걱정이다。 자재 값이 70-80% 넘게 오른 상황에서도 이들은 손쉽게 계약내용을 변경하거나 손을 떼지 않고 계약 당시의 약속을 지키려 동분서주다。이 때문에 원가를 절감하려 자재공장을 직접 찾아 다녀야 하기에 이들의 하루는 더욱 분주해졌다。이들의 철저함은 「평생관리」를 부르짖는 데서도 나타난다。 한번 지은 집은 5년마다 보수는 물론 일상적 관리에서 재건축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지은 건축물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매년 사업 잉여금의 10% 이상을 적립、 지역사회 공동체와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마포건설 조합원들은 이제 하루하루가 걱정이던 과거에서 벗어나 나눔의 기쁨도 누리고 있다。
2003년、협동조합의 10개년 계획이 달성되었을 때 마포건설은 60명의 조합원에 4백 가구의 소비자공동체가 함께 하는 조합으로서 어떤 자본주의의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을 노동자공동체를 이룩하게 될 것이다。
※연락처=마포건설 02)714-8152 FAX=71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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