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를 동화의 나라로 바꾸는 삼성전자 상품기획센터 디자이너실의「무지개 나라」(팀장=이응렬 대리)사람들.
어둡고 삭막한 콘크리트 벽에 무지갯빛 색동옷을 입히는「색의 마술사」들인 이들은 주로 아이들이 있는 각종 시설을 찾아 희망과 꿈이 담긴 예쁜 벽화를 남기고 사라지는 어른 요정들이다.
95년 10월 삼성 자원봉사 대축제때 만들어진「무지개 나라」는 디자이너들의 전문성을 가장 잘 살린 자원 봉사팀으로 그룹에서 95~96년 2년간 자원봉사 우수 프로그램 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무지개 나라 사람들이 다녀간 곳은 서울의 번동사회종합복지관, 용산 영락보린원, 송파 무지개 선교원, 청담사회복지관, 주몽 재활원 등 10여 곳이 넘는다.
디자이너실 2백50여명 모두가 봉사 단원들인「무지개나라」 사람들은 시설을 방문할 때 보통 15~20명을 동원한다. 물론 사내에서 지원금이 일부 나오지만 페인트 등 각종 물품은 모두 이들이 스스로 낸 성금으로 마련한다.
작업은 주로 주말에 이루어진다. 벽면을 다시 채색하고 밑그림을 그린 다음 벽화를 그려야 하기 때문에 대략 이틀이 소요된다. 또 흐리거나 눈비가 오는 날, 그리고 추운 겨울엔 작업을 할 수 없다. 하루 8시간 이상씩 걸리는 중노동이지만 새로운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탄성을 지르는 아이들의 호기심만큼이나 어느새 이들도 동심의 세계에 물들어 버린다.
무지개 나라 사람들은 또한 아무렇게나 벽화를 그리지 않는다. 먼저 요청이 온 시설을 방문, 시설의 성격과 수용자들과 주민들의 성향을 파악. 그에 맞는 그림을 구상한다. 그림이 결정되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화해 주변 건물과 또 시설 구조와 잘 어울리는가 검토한다.
그래서 무지개 나라 사람들은 보육시설에는 주로 만화영화 주인공들을, 정신지체부자유자들이 있는 재활원에는 꽃과 동물이 있는 풍경을, 또 아이들이 직접 그린 예쁜 그림들이 있으면 그 그림을 벽화로 다시 그대로 그려주는 등 하나하나 정성을 다한다.
팀장 이응렬 대리는『무지개 나라를 만들어 초반에 활동할 땐 풋풋한 성취감과 기쁨에 취했지만 이젠 이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더 잘 유지시켜 나가야겠다는 의무감이 앞선다』면서『호기심어린 아이들의 맑은 눈과 그림이 완성된 후 아이들보다 더 기뻐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더 많은 곳의 아이들에게 자주 찾아가지 못하는 여건이 아쉽기만 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림이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과정동안 아이들과 교감을 이루는 것을 느낀다』는 봉사단원 전형석(암브로시오)씨는 『몸과 정신이 부자유스러운 아이들이지만 그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비롭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IMF 한파고 회사의 지원금이 전액 끊겼지만 벽화 봉사는 계속될 것이라는 삼성전자 상품기획센터 디자이너실 무지개 나라 사람들은 아이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함께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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