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는 서로 손을 마주잡고 나아가며, 정의는 언제나 평화와 밀접히 연결되어있습니다. 정의와 평화는 개인과 전체의 선익을 추구하며, 질서와 진실을 요구합니다. 그 하나가 위협을 받으면 둘 다 휘청거립니다.

개인의 정의와 모든 사람의 평화는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저는 무엇보다도 모든 국가 지도자들에게 호소하고자 합니다. 오늘날의 세계는 인류 전체의 지속적인 참 평화를 위하여 새로운 구도와 더욱 안정된 균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정의와 평화는 추상적인 개념이나 머나먼 이상이 아닙니다. 개인, 가정, 공동체, 국가는 모두 정의 안에서 살고 평화를 위해 일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화의 부재와 불의의 참혹한 결과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사람들의 정의와 참 평화의 삶에 대한 열망을 이루도록 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정의는 도덕적 덕목인 동시에 법적인 개념입니다. 그 가장 깊은 차원을 살펴볼 때, 정의는 사랑에 뿌리를 박고 있습니다. 자비로운 사랑에서 떠날 때 정의는 차갑고 매서운 것이 됩니다.

정의는 생명을 주는 적극적인 덕목입니다. 정의는 모든 인간의 고귀한 존엄을 보호하고 증진하며, 개인 간 민족 간의 관계를 보호하는 수호자로서 공동선에도 관심을 갖습니다.

생명을 갖는 첫 순간부터 모든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므로 개인의 선익과 사회의 선익은 서로 손을 잡고 나아갑니다.

정의의 기초는 인권존중

평화의 참된 보루는 인간 본성적인 권리와 의무에 대한 올바른 인간학적 토대 위에 또 그 본질적 상호관계 위에 서 있습니다. 국제연합총회는 50년 전 세계인권선언을 반포했지만 여전히 규정들은 어겨지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그 규정과 정신을 온전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인권 증진과 보호는 국제공동체의 우선과제입니다. 그러나 인권선언 50주년에 인권 개념의 두 가지 본질적 특성인 「보편성」과 「불가분성」에 관한 유보 표명 비롯해 어떤 그림자들이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두 가지 특성은 모든 문화 속에 인권이 뿌리내리게 하는 동시에 인권의 온전한 준수를 보장하도록 법적 장치의 강화를 요구하는 두 가지 지도 원리입니다.

인권 존중은 인권에 대한 법적 보호만 아니라 모든 인권의 기초인 인간 존엄의 개념에서 유래하는 모든 다른 측면들도 포함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인권 증진에 대한 관심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인간 사랑에서 나오는 의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가정의권리 보호 노력이 더 한층 경주돼야 합니다.

연대를 통한 세계화

경제와 재정의 세계화는 이제 현실입니다. 세계화의 길목에서 국제기구들은 공동선에 대한 책임 의식을 증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모든 사회 계획의 중심에 서야 합니다.

그럴 때만 「사회발전을 촉진하고 더 큰 자유 안에서 삶의 수준을 더욱 향상시키는 일」을 위임받은 국제연합이 그 본래의 사명에 따라 「민족들의 가정」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상호 신뢰, 상호 지원, 진실한 존중」에 기초한 세계 공동체를 건설하는 길입니다. 즉 연대를 통한 세계화, 소외 없는 세계화를 보장하는 것이 그 과업입니다.

과중한 외채부담

세계화는 연대와 이어져야 합니다. 혼자 힘으로는 국제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없는 나라들이 현재의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특별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가난한 나라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인 외채 문제와 관련해, 국제금융기구들이 최근 부채 경감을 보장하기 위해 착수한 중요한 조치들이 지속적 진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외채 문제는 더 큰 문제의 한 부분입니다. 곧 빈곤의 지속, 세계화에 수반되는 새로운 불평등의 출현입니다. 소외 없는 세계화가 목적이라면 엄청난 부자와 비참할 만큼 가난한 이들이 함께 사는 세상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러한 빈부 격차는 인간 존엄에 대한 모욕입니다. 빈곤을 없애는 적절한 수단이 분명히 있지만 이는 국제 공동체의 의지를 전제로 합니다.

법존중 문화 절실

사회정치적 발전을 저해하는 부패의 악은 침묵으로 넘길 수 없습니다. 부패는 여러 가지 다른 형태를 띠기 때문에 퇴치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부패척결에는 용기, 당국의 단호한 결단과 확고한 윤리의식을 가진 모든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공공자금의 유용은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두 가지 형태의 불의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공격적인 형태의 불의

하나는 공정한 신용대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의 결여입니다. 모든 사람은 가난한 이들이 공평한 조건에 알맞은 이자로 신용 대부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어린이와 여성들에 대한 폭력은 갖아 광범위하게 확산된 인권 침해로 슬프게도 그 폭력은 더욱 흉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 적절한 법률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평화 건걸 과업

모두의 평화는 각자의 정의에서 나옵니다. 누구도 이 과업에서 면제되지 않으며 각자가 자신의 역량과 책임에 따라 그 과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각국 수반들과 국가지도자들에게 호소합니다. 법 규정을 수호하는 것은 여러분의 의무입니다. 나아가 정의 안에서 평화를 건설하는 일은 사회 모든 분야의 협력을 요구합니다.

각기 그 영향력의 분야에서 공동체 안의 다른 집단들과 조화를 이루며 협력할 것을 요구합니다. 특히 교육자 여러분은 젊은 세대들에게 평화를 가르치기 위해 정의를 가르치십시오. 교육에서 가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계의 젊은이 여러분, 정의와 평화를 끝까지 추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인내와 끈기를 지니고 그 이상을 추구하십시오.

나눔, 평화로 가는 길

8. 희년은 평화로 나아가는 정의를 추구해야 할 특별한 때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정의가 함께 하는 당신의 평화를 주십시다. 그분은 평화이시며 정의이십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은 오늘날 어느 때보다도 그리스도인의 특징이 돼야 합니다. 근본적인 회개가 요청됩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필요한 것까지도 가난한 이들에게 주저 없이 내어줄 때 비로소 진정한 연대의 사회가 건설됩니다.

물질적인 도움만 아니라 진정 필요한 것은 나눔의 정신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들은 당장 도움이 필요하며 즉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세상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

희망의 성령께서 세상 안에서 활동하십니다. 그분은 의지할 곳 없는 이들과 고통 받는 이들 곁에서 순수하게 봉사하는 사람들, 이민과 난민들을 따뜻이 맞아주는 사람들, 인종이나 문화 또는 종교적 이유로 이뤄지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배척을 용감하게 거부하는 사람들안에 살아계십니다.

특히 성령께서는 한때는 적이고 원수였던 사람들 사이에 지속적이고 끈기 있게 평화와 화해를 증진시키는 모든 사람들의 헌신적인 활동 안에 현존해 계십니다. 평화로 나아가는 정의를 추구하도록 우리를 고무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희망의 표징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