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양한모 아우구스띠노는 젊어서 공산주의 사상가로서 실천을 통해 조국 광복의 초석이 되고자 투신하여 일찍이 왜경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기도 하고 해방 후에는 남로당 최고 핵심 간부로 활동하다가 점차 이념에 대한 회의와 공산주의 실상의 모순을 자각, 진정한 애국 애족의 길을 찾아 스스로 공산주의로부터 이탈 전향하였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나라와 겨례를 위해 헌신하고자 고 장면 박사님과 박순천 선생님의 측근에서 민주 정치 구현에 전념하다가 마침내 하느님의 이끄심을 받아 가톨릭에 귀의하였습니다.
그 후 신학에 몰두하여 가톨릭신학대학에서 5년여 동안 신학을 공부하는 등 신도 신학연구에 뜻을 두고 저서「복음과 사회와 교회」,「신도론」,「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생각한다」,「신도 그 하찮은 존재인가」,「교회와 공산주의」,「민족통일과 한국 천주교회」 등 10여 권의 저술을 남기는 등 신도 신학에 깊이 몰두하였습니다.
이러한 고인의 생전의 숙원은 바로 자신이 못다한 신도 신학연구와 교회내 학술 창달을 위해 지원 육성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지병으로 끝내 소망하던 자신의 저서 「신도론」의 증보판조차 이루지 못하고 1992년 10월 8일 타계하였습니다. 이에 유족은 고인의 생전의 숙원이었던 신도 신학 및 학술 연구 육성의 유지를 받아 그 뜻을 펴고자 지난번 5주기를 기해 늦게나마 이 작은 계획을 결정하여 생전에 고인과 연고가 깊었던 가톨릭신문사에 위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로써 이나라의 불행한 격동기를 몸으로 살다간 한 영혼이 이제 천국에서 평안이 안식(安息)하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번거로운 일을 쾌히 승낙해주시고 맡아 주신 가톨릭신문사와 이문희 대주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바라옵건대 이 소소한 뜻이 주님께는 작은 기쁨이 되고 교회내 학술 발전에 뜻있는 벽돌 한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학술상이 진심으로 명실상부한 권위있는 상이 되어 가톨릭신문의 역사와 함께 영원히 지속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유족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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