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은 사진 영상의 해이다. 「빛으로 그린 그림」으로 정의되는 사진은 피사체를 평면적 공간에 그대로 옮겨 담아 다양한 감흥을 전달해 준다. 가톨릭신문은 「98년 사진 영상의 해」를 기념해 가톨릭 사진 장르를 개척,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가톨릭 사진작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기획 「한국 가톨릭 사진작가들」을 연재한다.
한국가톨릭사진가협회 한철주(바오로ㆍ64) 회장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바이블 루트」 즉 성서의 발자취를 따라 성서의 세계를 빠짐없이 슬라이드 필름에 담은 작가다. 그리고 사진계에선 자타가 공인하는 흑백사진 전문가이기도 하다.
서울 충무로에서 흑백사진 전문 현상소 「포토 프린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철주 회장은 주로 KBS,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배경 사진을 촬영, 작품화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지난 1995년 11월 5일부터 12월 3일까지 약 한 달간 KBS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일원으로 「바이블 루트」 촬영 전 과정에 참여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프를 타고 이스라엘 요르단 터어키 이집트 등 여러 국경을 횡단하고, 사막에서 천막생활을 하면서 담은 「성서의 세계」 슬라이드는 한회장이 가장 아끼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성서의 세계를 성지순례나 관광으로 다녀온 분들은 많겠지만 저처럼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이스라엘 박물관의 문서고와 이집트의 성서 박물관에 있는 파피루스와 양피지 성서, 람세스의 족보 등을 모두 촬영해온 한국인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일약 바이블 루트의 전문 작가로 명성을 얻은 한철주 회장은 성서의 세계 중에서도 이집트 사나이 산에 있는 정교회 수도회 성서 사본 도서관의 수천 권이 넘는 성서 사본들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초등하교 2학년 때부터 카메라를 잡은 한씨는 그림을 전공, 한국전쟁 당시 정훈부에 근무하면서 다시 사진과 인연을 맺었다. 영어와 일본어를 잘해 미군 PX에서 나오는 컬러 필름과 현상 약품의 설명서를 보며 독학해 컬러 현상술을 익힌 한씨는 신상옥씨가 「춘향전」을 촬영할 때 컬러 필터 사용법과 현상법 등을 자문하기도 했다.
『알면 알수록, 익히면 익힐수록 오묘해 흑백사진을 버릴 수 없다』는 한철주씨는 흑백사진 보급과 「바이블 루트 슬라이드」 작품을 성서 교재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숙원사업이라고 한다.
지난 94년부터 한국가톨릭사진가협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는 한철주씨는 『사진 영상의 해를 맞아 가톨릭 사진이 종교사진 분야의 엄연한 한 장르로 정착할 수 있도록 98년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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