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때도 여러번 있었다. 내가 괜한 짓을 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녀는 하느님께 매달렸고 하느님은 그녀와 그녀의 가정을 지켜주었다.
남편 주인씨와 아들 원식군 역시 보라를 입양하고 키우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다. 남편은 늘 곁에서 용기를 잃지 않게 위로의 말을 건네왔고, 아들 원식군은 보라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정숙씨 부부에게 보라는 더 없는 사랑 덩어리다. 아빠를 꼭 껴안고 볼에 뽀뽀를 하는 보라에겐 구김살 한 점 발견할 수 없다. 해맑은 모습에서 성령의 따스한 기운을 느낀다는 이들은 보라를 통해 하느님을 만난다고 한다.
김정숙씨의 삶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내나는 외로운 삶이다. 많은 이들은 그녀의 표양이 어둡고 힘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됨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1998년 성령의 해가 열렸다. 손수 인간을 지으시고 영을 불어 넣음으로써 당신을 모상으로 삼게해주신 하느님의 손길, 그 생명의 손길이 그 어느때보다 가깝게 느껴져야 할 때이기도 하다.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따라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하나가 되어 함께 가는 가정이 있다. 「보라」와 함께 성령의 해를 맞이하는 김정숙씨 가족.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는 죽이는 일에 길들여진 우리 사회안에서 외로운 생명 하나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인 이 가정의 새해는 그래서 정녕 따뜻하기만 하다.
『어느덧 7살이 되어가는 그 아이가 예쁜 짓하고 쫄랑쫄랑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 어릴적의 제 모습을 봅니다.
길을 가다 낙엽을 주어들고 「와! 예쁘다. 엄마, 예쁘지? 책속에 끼울까?」
슈퍼에 가는 것을 깜빡 잊고 있는 데 「엄마, 식용유 사러가야지」
이 힘겨운 시절에 위로와 위안이 되는 저 아이. 예수님 감사합니다』
7년전 「성가정입양원」을 통해 「보라」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김정숙(베로니카ㆍ대전교구 탄방동본당ㆍ39)씨는 지난 12월 13일을 맞기위해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했다. 12월 13일 국내 입양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서울 성가정입양원이 개원 8주년과 국내 입양 1천 명 기념을 위해 마련한 심포지엄에서 자신의 입양 체험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했기 때문이다.
입양아를 키우는 부모들이 일반적으로 입양 사실을 비밀에 부치는 것을 알면서도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게 된 것은 자랑삼아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입양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입양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였다.
『정말 신앙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신앙이 바탕이 될 때 아이는 하느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요. 사랑의 열매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 그녀가 많은 이들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은 「보라」가 바로 하느님이 주신 참된 선물이라는 얘기였을 것이다. 물론 보라를 키우면서 얘기였을 것이다. 물론 보라를 키우면서 힘들때도 여러번 있었다. 내가 괜한 짓을 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녀는 하느님께 매달렸고 하느님은 그녀와 그녀의 가정을 지켜주었다.
그녀의 남편 주인(朱仁ㆍ키레네 시몬ㆍ목원대 법대교수)씨와 아들 원식(대건 안드레아ㆍ13)군 역시 보라를 입양하고, 키우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다. 남편은 늘 곁에서 용기를 잃지 않게 위로의 말을 건네왔고, 아들 원식군은 보라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정숙씨 부부에게 보라는 더없는 사랑 덩어리다. 아빠를 꽃 껴안고 볼에 뽀뽀를 하는 보라에겐 구김살 한 점 발견할 수 없다. 해맑은 모습에서 성령의 따스한 기운을 느낀다는 이들을 보라를 통해 하느님을 만난다고 한다.
김정숙씨가 입양을 결정학 된 것은 지금부터 7년전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아이를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그녀가 입양을 결정하게 된 것은 고해성사를 통해 『예수님을 닮아 살라』는 신부님의 권고에 의해서였다.
『입양 전에 정말 냉정히 내 자식 처럼 키울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러나 정말 예수님을 닮아 사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 바로 이러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피우기 위해 아이를 입양했고, 입양된 보라는 현재 구김 없이 훌륭히 크고 있다.
그러나 김정숙씨 부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여섯명 정도 더 입양해 키우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새해에 보라네는 성가정입양원으로부터 한 아이를 입양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보증을 선 것이 잘못되어 어렵사리 마련한 집을 처분해야 될 사정에 놓여있다. 내년 3월에 다른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진행시키던 중에 터진 사고라 더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전제하고 『아이를 통해 하느님과 만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기에 어려운 시기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고 있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결혼후 남편과 장애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자고 다짐했던 것이 보라를 얻고, 앞으로도 또 다른 아이들을 입양할 계획을 세우게 된 것.
김정숙씨의 이 같은 의로운 선택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보라를 입양한 후 주위 사람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는 그녀는 『신앙적으로 열심인분들이 더더욱 비판적이었다』고 전하면서 『이 시대에 정말 참 신앙이 무엇인지 깊은 성찰을 통해 우리 모두가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전쟁 이후 우리는 수많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수출(?)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우리 땅에서 우리 사람이 낳은 아이들을 우리가 책임지지 못하고 외국으로 입양했다는 것에 대해 지금껏 많은 이들이 문제 제기를 해왔다.
그러나 『당신이 이 아이를 입양해 키우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선뜻 나서는 이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김정숙씨의 가정은 입양에 뜻을 두고 있으나 망설이고 있는 가정과 입양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분명 큰 용기가 됨직하다.
이번 성가정 입양원의 심포지엄 주제가 「우리 아기는 우리 손으로」이듯 정말 김정숙씨의 바람은 우리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키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입양이 말처럼 쉬운 일도, 일순간의 선한 감정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숙씨의 삶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내 나는 의로운 삶이다. 많은 이들은 그녀의 표양이 어둡고 힘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됨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리고 김정숙씨네 가족 이야기는 밝아오는 무인년 새해 새 희망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에 촉촉한 감동을 갖게 한다. 「성령의 해」를 여는 시점에서 「보라네 가족」의 훈훈한 이야기가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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