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는 하느님의 작은 성전을 지을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사람」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소재 「참 건축사 사무소」전영철(바오로·45·서울 등촌3동본당) 소장이 98년 1월 25일 서울 수락성당이 완공된 추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받은 감사패에 담긴 말 중 일부다.
『신자 건축가는 직업적 측면에서만 설계에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주님에 대한 열정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합니다』
신자 건축가의 신앙적인 면을 강조하는 전소장,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신앙은 남다르다. 모태신앙인 그는 어려서부터 「성당에서 살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복사도 했고, 주일학교도 열심히 다녔다. 대학교 땐 본당 교리교사와 서울대교구 대학생연합회에서 활동하며 천주교중앙협의회(CCK)에서 수여하는 장학금도 받았다. 군복무시에는 군종병을 했다. 건축가가 된 뒤에도 본당 울뜨레야 간사, 성인교리교사, 성가대원으로 활동했고 2000년대 복음화 교육에도 강사로 참가했다. 삼환기업 재직시 사우디로 파견된 그는 현재 수원교구 구산성지 이용남 신부(당시 삼환기업 직원)와 힘을 합쳐 그곳에 공소도 만들었다. 예비신자 교리도 하고, 공소예절도 주도했다.
『어떤 보이지 않는 끈이 하느님과 나를 꽁꽁 묶어 놓고 있는 것 같아요. 신앙 안에서의 삶이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면 기꺼이 따라야죠』
서울 불암동 샬트르 성바오로수녀원 건물도 설계한 그는 현재 서울대교구 구리시 구리성당 사제관과 교육관 증축을 위한 설계를 하고 있다. 샬트르 성바오로수녀원을 지은 건축업자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그는 하자 보수비용으로 설계비를 전액 헌납하기도 했다. 현상공모로 구리시 금강사옥과 명동빌딩도 설계했다.
『건축물의 최종평가는 그 건물에 사는 사람이 하죠. 생활하는 사람이 「OK」하지 않으면 아무리 화려한 건물이라도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힘들죠』
전소장은 이와 더불어 공간 효율성이 높게 설계돼야 한다며 특히 성당 건물은 다목적용으로 활용가치를 크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장애인이나 노약자, 임산부 등을 배려하는 시설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인다.
부인 황희순(베로니카·43)씨와의 슬하에 아들만 셋 둔 전소장. 그는 항상 명하(베드로·고1), 준하(요셉·중2), 뒤늦게 본 성하(가브리엘·6)에게 「정직한 삶을 살아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사무소 이름도 「참 건축사」라고 명명했단다.
『하느님의 큰 은총을 체험했어요. 82년 사우디에서 돌아와보니 척추결핵으로 꼼짟도 못하시던 어머니가 새벽미사에 참례할 정도로 회복되어 있었어요』
조그마한 신앙활동을 큰 은총으로 보답해 주시는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전소장, 그는 하루에 묵주기도 30단을 바칠 정도로 항상 기도하고 자신을 봉헌하며 신앙인의 본분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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