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집안 환경을 어떻게 꾸며야 할까? 대부분 부모들이 한번쯤 고민하는 관심사다.
시험기간엔 자녀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말고, 손님들도 못 오게 해야 하나? 꼭 독립된 자녀 방에 전용 책상과 책장 등을 갖춰줘야 하나? 집 안팎에서 나는 소음들이 들리지 않게 방음장치라도 해줘야 하나?
좋은 집안 환경이란 최신식 가구에 잘 꾸며진 인테리어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명문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가정조사가 있었다. 그 결과 뜻밖의 결론이 나왔다.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우수생들의 집안은 항상 조용하고 잘 정돈돼 늘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는, 손님 방문도 꺼릴 것이라는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들 가정에서는 대부분 가족 간 대화와 소통 시간이 많은 정도의 모습이 포착됐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자녀교육 전문가들은 “머리 좋은 아이가 나오는 가정을 살펴보면 가족 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특징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어린 자녀들일수록 흔히 집안에서 가족들이 내는 소리, 이를테면 요리하는 소리나 방문 앞으로 오가는 소리 등에 대해 방해받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먼저 얻고 자신의 공부에 더욱 집중한다. 최신식 가구로 꾸며진 환하고 멋진 공간보다 부모들과 곧바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소통의 길이 열린 장소를 선호한다는 말이다. 특히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대화할 때 두뇌 작용도 활발하고 창의력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선 가족과 단절되도록 자녀의 방을 고립시키지 말라고 조언한다. 집안 전체를 공부방으로 활용하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거실을 서재로 만들어 부모도 함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것은 좋은 사례다.
또한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흔히 대화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백 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많다는 것을 기억하자. 자녀들이 어릴 경우엔 낙서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써 자유자재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린아이들은 각종 낙서 등을 통해 자신의 기분과 욕구를 종종 표현하곤 한다.
말하기보다는 번거롭지만, 쓰기를 통한 의사소통은 매우 큰 효과를 보인다. 집안 곳곳에 낙서를 할 만한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두거나, 쓰고 지우기 편한 메모판 또는 이메일과 메신저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과 주거의 형태가 변하더라도, 가족애가 느껴지는 집안 환경을 조성한다면 자녀를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데 성큼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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