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엘리사벳을 방문하다’, ‘엠마오로 가는 길’ 등 성경 구절을 자기만의 상상력을 발휘해 재현한 작품부터 부활, 성탄 등 여러 대축일에 어울리는 작품까지 특이하면서도 너무나 실제 같은 다양한 닥종이 작품들이 2년째 신자들의 묵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007년 성탄 구유 작품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성당 로비에 닥종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닥종이 작가 이영숙(베네딕다·대구 도원본당)씨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닥종이 제작에 쏟는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랫동안 전시할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본당 신부님, 수녀님과 신자분들이 신앙 묵상에 도움이 된다고 좋아하셨어요. 많은 신자들이 주일미사에만 나오잖아요. 비록 일주일에 한 번 성당에 오지만 신부님의 복음말씀을 듣고, 제 작품을 보며 한 번 더 묵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것이 내 달란트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기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례력은 매년 반복되는데, 그때마다 어디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일까.
“제가 1982년 12월에 영세를 받았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평일미사에 빠진 적이 없어요. 해외에 있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 미사라도 꼭 참례했어요. 집에서는 매일 성경쓰기를 합니다. 강론을 듣다보면, 또 성경을 읽고 쓰다가 보면 저도 모르게 성경 내용이 상상되고 그것을 닥종이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한지를 겹겹이 붙여 만드는 닥종이 작품은 순박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씨는 이런 닥종이로 성경말씀을 담아내 대구지역뿐 아니라 부산·마산교구 성당에서도 전시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전국 닥종이 작가들과 교류도 하고, 2년에 한 번씩 세계 닥종이 전시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닥종이 작품 활동을 통해 한층 깊어진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이씨의 앞으로 계획을 들었다.
“몇 해 전 바티칸에 갔을 때 베드로광장에 전시된 성탄구유를 보았습니다.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제게 큰 꿈하나가 생겼어요. 세계 순례자들이 찾는 이곳에 우리나라 종이 닥종이로 만든 한국 구유를 전시해 한국교회를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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