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간암 말리고 투병중인 교우입니다. 아들이 서울로 일자리르 구하러 갔다가 귀가하던 중 지하철역 계단에 떨어져 있던 남의 신용카드를 주워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인출을 하려다가 순찰 중인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제딴에는 어려운 살림에 병원 치료비라도 보태려고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요즘 저는 하루도 눈물없이 지내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제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 아들이 하루빨리 석방되는 길은 없는지요. <춘천에서 막달레나>
답
투병 중인 자매님의 슬픔과 아드님의 딱한 처지에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비록 자매님의 아들이 남의 신용카드를 훔친 것이 아니라 단지 계단에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웠다고 하더라도 형법은 이를 점유이탈물횡령죄라 하여 형법 제360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해지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또 위와 같이 현금 인출을 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면 같은 법 제329조, 제342조에 따라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러나 이렇게 규정되어 있다고 해도 반드시 정해진 형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작량감경이라 하여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형이 경감될 수 있습니다. 즉 형을 정함에 있어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 환경과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그리고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유를 참작하게 되어있습니다.
먼저 자매님은 귀하의 딱한 사정을 나타내는, 즉 간암 투병 중인 사실을 증명하는 진단서와 가족관계임을 입증하는 호적등본 또는 주민등록등본을 갖춰 탄원서를 작성한 다음 구속적부심사를 청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의 청구를 하면 그 다음날 심리를 해 아느님이 초범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도주할 우려가 없으면 석방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심사청구는 검찰에서 법원에 기소되기 전까지 신청하셔야 되고 날짜를 지나쳐 기소가 되면 담당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위와 같은 절차가 복잡해 변호사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관할 지방 변호사회의 당직 변호사나 법률구조공단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천주교 인권위 이석범 변호사>
※ 상담=가톨릭신문사 Fax (02) 754-4552, 천주교 인권위원회 Fax (02)775-6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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