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은 한국 가톨릭을 상징하는 곳 중 하나죠. 그만큼 찾아오는 손님도 많고, 항상 북적북적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며 보낸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소중했어요.”
지난 6월 30일자로 서울대교구 문지기직에서 퇴직한 황찬호(미카엘)씨는 명동성당 역사의 산증인이다. 황씨는 1996년 12월 30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13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서울대교구의 문지기로 살아왔다. 13년여의 황 씨 일과가 명동성당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오전 7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꼬박 24시간을 성당에서 보냅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농성도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성당에 머물러 있었어요. 막아서야 하는 입장에선, 상대방의 격해진 감정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죠. 때론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어요.”
그래도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들의 따뜻한 안부 한마디에 일하는 보람을 찾았다. 문을 닫고 하루를 마감하면서 명동성당에서 드리는 감사의 기도도 박 씨에겐 작지만 큰 행복이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13년여를 보냈다.
“퇴직을 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어느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이 일을 하며 어려운 순간과 즐거운 순간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신앙 약한 저를 이곳으로 부르시고 더 가까이에서 당신을 찾을 수 있게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제 이만큼 달려왔으니, 당분간은 좀 쉬면서 재충전하는 기회를 가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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