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을 뜻하는 고대 히브리 단어는 「요벨」이다. 예로니모 성인이 이를 라틴어 iubilaeus로 음역한 데에서 현대어 jubilee, giubileo, jublie, Jubilaum이 유래하며 우리말로 희년(禧年)이라 옮긴다. 사실 구약성서에서 수양뿔나팔을 불어 주님께 특별히 봉헌된 희년을 장엄하게 선포하도록 규정했기에 「요벨」은 즐거운 해, 희년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
「요벨」원래 「선물」,「조공」,「제물」을 뜻하기도 하며, 혹은 수양이나 염소를 가리키는 어근에서 유래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다시 신호용으로 사용하던 이들의 뿔을 듯하게 되었다. 수양의 뿔은 「수양뿔나팔」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나팔을 만드는데에 사용되었다(여호 6,5 참조). 나중에 「요벨」은 단순히 악기를 지칭하는 데에만 사용되기도 했다.
성서 안에서 수양뿔나팔은 시나이 계약과 같이 이스라엘 역사에 있었던 중대한 몇몇 사건들과 연관해서 기억된다. 야훼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 하셨다. 『신앙뿔나팔 소리가 길게 울리거든 그 사람들로 하여금 올라오게 하여라』(출애 19,13)
예리고 성을 점령했을 때에도 이 나팔을 불었다.『사제 일곱이 각기 수양뿔나팔을 들고 궤 앞에 나서라. 이렛날에는 이 성을 일곱 번 돈 다음 사제들이 나팔을 불어라. 그 수양뿔나팔 소리가 나면 백성은 다같이 힘껏 고함을 질러라. 그러면 성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 때 전군은 일제히 쳐들어 가거라』(여호 6,4~5).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사제들을 불러서 일렀다. 『계약궤를 메고 나서시오. 일곱 사제는 수양뿔나팔 일곱 개를 가지고 야훼의 궤 앞에 나서시오』(여호 6,6).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님께 봉헌된 한 해를 지내도록 법으로 규정한 것은 레위기이다(25장 참조). 레위기는 매 칠년마다 땅을 쉬게 하기 위해 제정된 「안식년」과 희년을 밀접히 연결시켰다. 땅을 쉬게 함가 더불어 모두가 자유를 회복했고 모든 부동산이 원주인에게 되돌아갔다. 희년은 특별한 안식년이었다. 희년의 특징은 땅의 휴식만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경제적인 균등화와 지난 반 세기 동안 깨어졌던 사회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가정과 각 개인은 약속된 땅을 정복했을 때 하느님께서 이 땅을 주셨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땅은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의 땅을 보존할 능력이 없어 이를 팔아야 한다면, 그는 단지 잠정적으로만 재산을 잃는 것이다. 빈곤하게 된 사람은 희사와 선물로 살아가야 한다. 그가 다른 사람을 섬기게 되었다고 해서, 그를 노예처럼 부려서는 안된다. 어떤 경우에 있어어도, 매 50년마다 다가오는 희년을 지내면서 재물을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고 모든 이스라엘인들에게 자유로운 인간 조건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종교적이고 영성적인 관점에서 볼 때, 히브리의 희년법은 이상적이고 형제적인 사회상황을 따르는 것이며, 이런 상황 아래에서 사람들은 주님께서 주신 물질을 열린 마음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레뒤기의 희년 혹은 안식년 규정은 유토피아적인 제안에 머물고 말았다.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희년 규정을 실시해 오던 고대 근동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이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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