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예쁘게 봐줘야 할텐테 …』
동시를 쓰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낼 수 없을 것 같아 동시를 쓴다고 고백해온 시인 정두리(세라피나·52·수원교구 분당 바오로본당)씨가 새봄과 함께 그의 6번째 동시집 「서로 간지럼 태우기」(아동문예 발행)로 아이들을 찾아왔다.
어른들이 먼저 읽고 재미있어 아이들에게 권하는 동시를 써온 정시인은 「…간지럼 태우기」를 통해 아이들이 잃어버리고 사는 전래놀이를 살려내려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달아나지 말고 나도 네 겨드랑이에/손가락을 밀어 넣을 테야/발바닥을 가지럽힐 거야/그만해 그만해, 푸라라/우리 곁에는 웃음소리가/비누방울처럼 떠다닐 거야/날아갈 거야/-내가 날 간지럽히면 조금도 우습지 않다/왜 그럴까? <서로 간지럼 태우기 中>
건너 마을/누군가의 연이/바람 타고 뒤따라 솟아오른다/그곳에도 /나 같은 아이 있었나?/봄이 언제 올까/참고 기다리던 마음을/연으로 날리는 아이/그곳에도 살고 있었나봐 <연날리기 中>
「…간지럼 태우기」에서는 따뜻한 풀밭에서 벌어지던 수건돌리기, 신나게 들판과 산을 누비던 연날리기, 골목골목을 떠들썩한 웃음으로 채우던 구슬치기, 운동회의 단골 손님 콩주머니놀이 등 어른들도 깜빡 잊어버리고 살던 정겨움이 물씬 묻어나는 놀이들이 귀여운 언어들로 되살아난다.
정시인은 『컴퓨터 게임 등 개인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둬 둠으로써 공동체놀이 공동체문화와 점점 멀어져 가는 아이들과 나눠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냈다』고 밝힌다. 그래서 「…간지럼 태우기」곳곳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 듯하다. 이는 시인이 그의 시세계를 통해 오랫동안 추구해온 새로운 「고향 만들기」의 연장선임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해준다. 딱딱한 도시 속에서 그의 고향 만들기가 사람답게 살아가자는 거룩한 운동이 될 수 잇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가운데 시인은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물건, 무시 당하기 쉬운 사람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고향 만들기의 참다운 마음이요 자세임을 잔잔하지만 힘있는 울림으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4년 동안 다져온 시인의 아이사랑 마음이 담긴 「…간지럼 태우기」는 최근 YMCA 우수도서에도 선정돼 아이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한편의 동시가 인간미를 살려나갈 수 있는 힘있는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정시인은 「…간지럼 태우기」에 실린 한편 한편의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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