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종교구에 잘 오셨습니다.” 군종교구장 서리 이기헌 주교가 19일 군종교구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유수일 주교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군종교구장 임명 공식발표가 있었던 16일, 유수일 주교가 생활하고 있던 서울 평창동 성 안토니오 수도원은 무슨 일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오후 7시(로마시간 정오) 정각 수도원에서 마련된 제3대 군종교구장의 임명 축하식은 박기석 군종교구 총대리 신부, 김정환 국군중앙본당 주임신부, 신성길 작은형제회 한국관구 비서 신부 등 단 세 명의 축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소박한 그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조촐하고 조용한 축하식이었지만, 유 주교는 제3대 군종교구장으로서의 다부진 의지만은 잊지 않았다.
유 주교는 이 자리에서 “능력도 많이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아 걱정이지만 주님을 더욱 사랑하고 의탁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며 “온 마음을 다해 군종사제와 교구에서 봉사하는 수도자, 군인신자들을 섬겨, 교구의 영성생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기자회견 후 한 자리에 모인 이기헌 주교와 유수일 주교, 군종교구 사제단.
박명신(바오로·69·서울 가회동본당) 전 재속프란치스코회 서울지구 회장은 “온화하시고 따뜻하시며 늘 평화로우신 유 주교님께서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닮아가듯 가난한 삶의 모습을 실천하신 분이다”며 “주교님을 만나는 모든 이들이 그분을 따르게 될 것이라 믿으며, 군종교구장으로서도 사제와 수도자, 교구민이 하나가 되어 잘 이끄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천정자(발바라·의정부 풍동본당) 재속프란치스코회 다미아노회 회장도 “유 주교님과 프란치스코 성인을 사부로 모시고, 한 가족으로 생활한 것이 저에게 큰 영광이었다”며 “몸집은 작지만 겸손하고 내적으로 풍성하신 분인 만큼 교구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실 것”이라고 전했다.
▲ 국군중앙주교좌성당에서 함께 기도한 후 밝게 웃으며 군종교구청으로 들어서고 있는 이기헌 주교(왼쪽)와 유수일 주교.
이기헌 주교는 “내년 군 선교 60주년을 맞이하는 군종교구가 영적으로 성숙해야할 때, 하느님께서 유 주교님을 보내주신 것 같다”며 “군종교구의 많은 든든한 사제와 교우들이 주교님에게 큰 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유 주교를 격려했다.
◎… 새로운 교구장을 맞이하기 위해 교구청을 찾은 교구 사제들과 신자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감돌았다. 유 주교가 도착하자 설렘과 기대감은 신자들의 큰 박수와 환호성로 바뀌었다. 첫 만남이라는 낯섦보다는 새로운 영적 아버지를 맞이한다는 기쁨이 앞섰다.
유 주교에게 꽃을 전달한 박정경(미리암) 데레사회 회장은 “이동이 잦은 군인신자들의 신앙생활은 영적인 성숙을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이를 채워주실 수 있을 만큼 영성이 깊으신 분이 오셔서 기쁘다”며 반가움을 숨기지 못했다.
서만규(베드로) 한국 가톨릭 군종후원회 회장은 “교구장님께서 군종후원회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도와주실 것이라 믿으며, 교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환영식에는 서상범 신부, 강계원 신부, 서하기 신부, 조정래 신부 등 교구 사제들을 비롯해 정승조(모이세) 교구 평신도협의회 회장 등 100여 명의 신자들이 새 교구장을 반겼다.
▲ 기자회견 후 군종교구 평협 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유수일 주교.
▲ 군종교구 신자들이 국군중앙주교좌성당에서 새 교구장 탄생의 기쁨을 함께하며 기도하고 있다.
■ 축하글 / 서상범 신부(통일대본당 주임)
“군성당 안에 영성 향기 가득하길”
▲ 서상범 신부
군선교 60주년을 앞두고 신앙의 내적성숙을 염원하던 이 시기에, 깊은 영성을 지니신 주교님을 교구장으로 맞이하는 저희의 마음은 설렙니다.
주교님께서는 사목표어를 ‘끊임없이 기도하라’(1테살 5,17)로 정하셨습니다. 신앙의 연륜이 짧은 저희 신자들에게 시의적절한 말씀이며, 바쁜 일정에 밀려 살고 있는 군종사제들에게도 마음에 와 닿는 말씀입니다.
앞선 교구장님들의 피땀 어린 수고로 병사들과 군인가족들의 신앙생활에 필요한 성당과 공소를 많이 건축하였습니다. 이제 청년기에 접어든 군종교구의 목표는 신앙의 내적 성전을 완성하는 일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주교님! 저희에게 기도의 삶과 그 기쁨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리고 풍요로운 하느님의 사랑을 모든 군인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십시오. 여러 어려움 중에 있는 군인들에게 주교님의 따스한 눈길과 격려의 말씀은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
군대에 대한 생소함과 어려움은 주교님의 부하(?)들인 군종신부들이 함께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육신의 피곤함은 젊은 병사들이 기쁨의 웃음으로 풀어 드릴 것입니다. 무엇보다 주교님을 군종교구로 파견하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 안에 큰일을 이루시리라 믿습니다.
신앙의 황금어장인 이곳에서 저희와 함께 하느님의 뜻을 이루며 사시는 복된 주교님 되시기를 군종사제들과 온 교구민이 함께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