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가장 먼저 만난 여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마태오복음에 따르면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주일 아침 돌아가신 예수님의 무덤을 보러 갔다. 그때 눈처럼 흰 옷을 입은 천사가 내려와서 무덤을 막은 돌을 옆으로 굴리고서는 “십자가에 못 박혔던 주님이 되살아나셔서 지금 여기 계시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이 천사를 보고 까무러쳤다.
화가들은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놀라 까무러치는 장면을 예수님의 부활을 대신하는 장면으로 그리곤 했다. 예수님이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 즉 부활의 순간을 다룬 그림은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서야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님이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을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요한복음은 부활한 예수님이 처음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와 만나는 장면을 비교적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막달레나는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는 슬피 울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바로 그녀 뒤에서 물으신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막달레나는 이 사람을 정원지기로 생각했는데 예수님께서 “마리아야!”하고 부르시자 그때서야 그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인 것을 알고 주님을 잡으려 하자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말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이 장면은 마리아 막달레나에 관한 복음서 중 가장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에 속하며 많은 화가들이 이 장면을 즐겨 그렸다. 그래서 그림의 제목도 “나를 붙잡지 말라”라고 불리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가서 사람들에게 당신이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 올라가실 것임을 전하라는 특별한 임무도 주신다.
성경에 따르면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처참한 순간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고 슬퍼했던 여인이며, 또 무덤에 묻히신 후에도 걱정이 되어 무덤을 찾는 열성을 보였고, 예수님께서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심으로써 부활하신 예수님을 최초로 목격한 증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이 성경의 말씀이라면 전해져 내려오는 전승은 이후 마리아 막달레나는 프랑스의 마르세이유로 가서 전교하다가 동굴에서 30년 동안 머물며 참회하다 생을 마감했다고 전하고 있다. 흔히 화가들이 막달레나를 참회하는 모습으로 그린 배경에는 이 같은 전승의 몫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엘 그레코, 티치아노를 비롯하여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렸는데 대부분 막달레나를 눈물을 흘리는 아름다운 금발의 여인으로 그린 것과 달리 15세기 피렌체의 조각가 도나텔로가 제작한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그 모습이 충격적일 정도로 사실적이다. 여기에 그동안 마리아 막달레나를 수식했던 아름다움이란 찾아볼 수 없다.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는커녕 살아있는 미라를 연상시킬 정도로 얼굴은 가죽만 남았고, 눈은 처참할 정도로 변형되었으며, 이빨도 흉하게 빠져있다. 목은 닭의 목을 연상시키듯 뼈만 남았고, 아무렇게나 자란 머리카락은 온 몸을 치렁치렁 뒤덮고 있다.
미술사에는 수많은 사실주의 작품들이 존재하지만 도나텔로의 이 작품처럼 한 점의 꾸밈도 없는 작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도나텔로는 이 목조(木彫) 작품을 통해 진정한 참회가 무엇인지를 너무도 절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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