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다 이제 오셨어요. 건강 기록부 챙겨서 저기 선생님한테로 가보세요.”
“잉. 기다리는 동안 잠시 볼일 좀 보고 왔어. 고마워. 매번 고맙네 그려.”
7월 22일 마장동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 복지관의 한 회원이 건강기록부와 수지침을 챙겨주며 자리를 안내하해주는 정안심(76)씨의 손을 맞잡았다. 그는 정씨에게 “매번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자원봉사하는 것이 늘 고맙다”고 말했다.
질서유지에 상담까지 하느라 정신없이 오후를 보낸 정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이라며 “복지관 회원분들이 수지침을 맞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복지관을 나설 때면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씨는 복지관에서 수지침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다. 매주 목요일이면 설렘을 안고 복지관으로 향한다. 수지침 봉사활동을 한지 어느덧 올해로 10년 째.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 걱정에 한시라도 자리를 비우지 않은 열정으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그가 맡은 일은 수지침 접수·안내. 쉬운 일 같아 보이지만 제법 만만치 않은 일이다. 자칫 실수를 하면 수지침 맞는 장소는 금세 무질서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어 한시라도 한눈 팔지 못한다.
회원들의 수지침을 뽑아주며 흥겨운 대화로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정씨의 몫. 세상사는 이야기, 자식 이야기를 풀어 놓을 때면 어느새 시간이 다 가곤 한다.
정씨의 손길은 수지침 자원봉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식당배식, 청소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늘 정씨가 있다. 복지관 문이 열리고 닫힐 때까지 자원봉사로 하루를 보내는 일도 태반이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이내 봉사의 참맛을 느끼게 되거든요. 저도 무릎이 좀 아프지만 이렇게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어렵지 않습니다. 한 걸음만 내딛어 보세요.”
그는 “자원봉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재능을 나누는 일”이라며 “더 많은 이들이 자원봉사의 참 맛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총 70여 명의 회원을 돌본 정씨는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남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며 “행복은 스스로 찾아 나설 때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해보세요. 몸도 마음도 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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