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 마태 20,3-7】
“…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
투덜거리는 사람들의 운명
“그런데 오래 일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나라로 불린 사람들이 왜 투덜거렸는지 물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투덜거리는 사람은 아무도 하늘 나라를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하늘 나라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투덜거릴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오시기 전에 살았던 우리의 조상들은 아무리 의로운 삶을 살았더라도, 인류에게 닫혀 있던 낙원의 문을 당신의 죽음으로 열어주신 주님께서 오시기 전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투덜거렸다는 것은 그들이 나라를 얻기에 합당한 방식으로 살았는데 그것을 얻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뜻합니다. … 오후 다섯 시에 온 우리는 노동의 시간이 끝난 뒤 투덜거림 없이 데나리온을 받습니다. 우리의 중개자께서 세상에 오신 뒤로는, 우리는 몸을 떠나는 즉시 나라로 들어갑니다. 우리 조상들이 오래 기다린 후에야 받은 것을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받습니다”(대 그레고리우스 『복음서 강해』(40편) 19,4).
꼴찌와 온종일 고생한 이들
“이 비유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일까요? 첫 부분과 끝 부분이 뜻이 통하지 않고 정반대되는 것 같아 보이니 말입니다. 첫 부분에서는 모두가 같은 품삯을 받고 중간에 쫓겨나는 사람이나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의 앞과 뒤에서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될 것’이라고, 즉 꼴찌가 원래 첫째였던 사람보다 더 앞에 있게 될 것이라며 정반대되는 말씀을 하십니다. [온종일 일한 사람들은] 첫째 자리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꼴찌가 됩니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려 주시려고 예수님께서는 ‘불린 이는 많으나 선택된 이는 적다’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이중적인 방식으로, 한 집단은 비판하시고 한 집단은 격려하고 위로하시는 것입니다. 이 비유는 이런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꼴찌들이 의인들과 또 많은 수고를 한 이들과 동등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라는 말이 그것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64,3).
질투와 시기심의 결과
“그러나 문제는 처음 불려온 사람들, 즉 의롭고 하느님 마음에 들었으며 온종일 수고함으로써 빛났던 사람들이 마지막에 질투와 시샘이라는 저급한 악덕에 넘어갔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과 같은 보수를 받는 것을 보고 그들이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처벌을 받을 것도 아니었고 품삯을 깎이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말함으로써 다른 이들이 받은 축복을 불만스러워하고 기분 나빠했습니다. 그것은 질투와 시기심의 증거였습니다. 게다가 밭 임자는 이 말을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정당함 옹호하고 그의 사악함과 저급한 시샘을 꾸짖습니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가 선하니 당신의 눈이 아프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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