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길」은 흔히 자아와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과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상징한다.
「메카로 가는 길」은 주인공 헬렌, 그를 사랑하지만 가두려는 마리우스, 헬렌을 이해해 준 단 한사람 엘사, 이 세 사람이 엮어내는 「자아 찾기」에 관한 희곡이다.
남편이 죽고 난 후 일상적인 삶 안에 자신이 방치됐다는 것을 깨닫게 된 헬렌은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의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자신만의 「메카」를 향하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사막에 위치한 이슬람의 성지 메카로 가는 길에는 작열하는 태양과 건조한 바람, 황폐한 땅을 쓸어 가버리는 홍수 등이 기다리고 있다. 흙먼지를 헤치고 온 엘사와 헬렌이 만나는 것으로 막이 오르는 것은 헬렌의 여정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메카…」에 의하면 메카로 가는 길은 누구도 동행할 수 없는, 홀로 가는 길이다. 사랑하는 그 누구도 그 여정에 동참해주질 못한다. 『사람은 생을 어떻게 살아가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감으로써 생의 막막함으로부터 구제되는가?』
『메카는 어디에 있으며 그 곳에 이르는 길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그 길은 홀로 가는 것인가? 또 타인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인간이 도달해야 할 저마다의 성지를 『메카…』는 묵상하게 한다.
인간군상의 심리를 철학적으로 파헤친 극작가이자 배우 겸 연출가인 A. 푸가드의 영문원본이 함께 실려 있어 전경자씨의 유려한 번역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열린/262쪽/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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