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쿠레슈티=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가톨릭과 동방 전교회가 분리된 1054년 이해 1000년만에 처음으로 동방 정교회 국가인 루마니아를 방문했다.
교황의 이번 역사적인 방문은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 가톨릭과 모든 동방교회의 관심을 모았으며 특히 러시아 방문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대변인은 교황 방문 마지막 날인 5월 9일 오전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루마니아의 동방교회 수장인 테옥티스트 총대주교가 집전한 미사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은 『문화 개방 이상의 것을 열었으며 모스크바 방문의 길도 열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부쿠레슈티 중심부 통일광장에서 가톨릭과 동방교회 신자를 포함해 수십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운집한 신자들에게 2천년 대희년을 앞둔 우리는 『제삼천년기에 우리가 일치되지 못한다해도 최소한 전면적인 친교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8일 유고 사태와 관련된 분쟁 당사자들에게 무기를 내려놓도록 촉구하는 공동선언에 테옥티스트 총대주교와 함께 서명했다.
한편 교황은 7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도착해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대통령과 테옥티스트 총대주교 등 루마니아 정치 및 종교 지도자들의 영접과 함께 전국민적인 환영을 받았다.
교황은 공항에 도착해 가진 환영식에서 『평화의 순례자로 이곳에 왔다』며 『이번 방문이 지난 50여년 동안 우리들간에 주고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상호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공항에서의 환영식 후 부쿠레슈티의 동방교회 총대주교좌 성당으로 향해 기도회에 참석했다. 교황은 루마니아를 방문한 사흘 동안 콘스탄티네스쿠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여러 차례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의 이번 루마니아 방문은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간에 뿌리깊은 갈등 관계로 원래 계획보다 다소 늦어진 것으로 지나 97년 4월 루미니아 외무장관의 공식 초청 이래 여러 차례에 걸쳐 교황의 방문을 요청했고 지난해 9월 교황청이 이를 공식 수락, 이번에 이뤄졌다.
루마니아는 2300만 인구 중 대다수인 80%가 동방교회 신자들이고 가톨릭은 6%에 그친다. 공산주의가 지배하고 있을 때인 1948년 정부는 가톨릭교회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모든 교회 재산을 동방교회에 넘겨준 바 있다. 그 후 90년에 이르러서야 가톨릭교회의 법적 지위를 회복시켰고 양교회 사이의 재산권 문제를 둘러싼 시비의 해결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교황의 이번 방문으로 동방교회 국가들과의 교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지난 97년 큰 기대를 모았던 러시아 정교회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와의 만남이 무산된 후 매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러시아 방문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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