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대우하는 정도가 한 나라 문화수준을 재는 잣대라고 할 때, 우리나라는 누가 봐도 문화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 인구의 10%가 장애인이라고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한 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친구를 총으로 쏴죽이는 현실은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어릴 때부터 「함께 하는 문화」를 맛들이지 않으면 미국의 이야기는 멀지 않아 우리의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이들이 장애친구를 삶의 한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몇 권의 책으로 틔워 보자.
♣아주 특별한 우리 형 - 고정욱 글/송진헌 그림
뇌성마비 형 종식이와 철없는 어린 동생 종민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사실주의 동화다. 장애를 지닌 가족을 둔 가정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동생 종민이는 어느날 할머니와 함께 지내던 종식이가 나타나자 남들이 손가락질 할까봐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형은 외모만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다를 뿐 사고력은 그들과 똑같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오히려 더 깊다는 것을 깨달아 가게 되는 종민이. 종민이가 마음의 갈등을 겪으며 형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매우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져 있다.
<대교출판/168쪽/5500원>
♣휠체어를 타는 친구 - 졸프리드 뤽 지음/김라합 옮김/송진헌 그림
초등학교 3학년인 한 여자아이가 장애아 친구를 처음으로 사귀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아름답게 그린 장편동화다. 초등학생인 넬레와 식구들은 아빠의 새 일자리를 찾아 낯선 도시로 이사를 한다. 이사 후 모든 게 더 나빠졌다고 투덜대는 꼬마 주인공 넬레. 낯선 도시에서 우울하기만 하던 넬레가 이웃의 장애인 친구 키르스텐을 만나면서 만들어가는 특별한 우정이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심어준다.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 보고 싶어하는 친구에 대한 욕심을 어릴 때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 것이다.
<보리/216쪽/5000원>
♣왜 나를 미워해 - 요시모토 유키오 지음/김미혜·황시백 옮김
이른바 왕따 문제가 우리나라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하게 닥쳤던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 어릴 때 병을 앓아서 몸이 불편한 데다 중국에 살다와 말도 글도 느린 칭요징, 「왜 나를 미워해」는 칭요징을 초등학교 6년간 지켜본 한 선생님이 쓴 성장기록이다. 선생님은 자신이 가르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칭요징으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커다란 돌멩이로 얻어맞기도 하고 걷어 채여서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하는 칭요징은 동무들한테 아무리 괴롭힘을 당해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 사랑하려고 애쓰며 자기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푼다. 진정한 사랑없이 잘못된 패거리 의식에 젖어가는 오늘의 아이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보리/200쪽/4000원>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