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는 가톨릭국가이지만 그들의 신앙적 성숙도나, 신앙생활 정도를 가늠해볼 때 중남미 대륙은 오히려 신앙의 황무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신앙이란 ‘세례’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삶 속 깊이 그리스도 정신을 깊이 받아들이고 실천할 때에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에는 끝이 없습니다. 해외선교에 대한 교회와 신자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7월 18~23일 칠레에서 열린 제12차 아미깔(Amical·라틴아메리카 한국 가톨릭선교사회) 연수회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을 만나고 돌아온 이병호 주교(주교회의 해외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전주교구장)는 “많은 사제·수도자·평신도들이 길이 1만3000km, 총 면적 2053만㎢에 이르는 거대한 대륙에 가톨릭 정신을 깊이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 주교는 “2008년 로마에서 열린 제12차 세계주교시노드에 참석했던 중남미국가 주교들도 그들 국가의 재복음화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여러 복지사업과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의 노력이 중남미 국가 재복음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수회에 동행한 주교회의 해외이주사목위원회 총무 송영호 신부(서울 송파동본당 주임) 또한 “1999~2005년까지 7년간 선교활동을 펼쳤던 칠레의 성소자 수도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2005년 당시 450만 규모의 칠레 산티아고 대교구 사제 서품자가 단 한 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현지인 수도자가 1/3에도 미치지 않는다”면서 “하루빨리 중남미 교회에 ‘말씀’ 중심의 새로운 영성의 바람이 불어 그들 스스로 교회를 지켜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이번 연수회 강의에서 선교사는 각 나라 문화로 깊이 들어가 복음 말씀을 전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껴야 하며, 자기만의 선교방식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면서 “공부방, 양로원, 병원 등 다양한 사업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의 중심에 ‘말씀’이 있어야 한다”는 해외 선교방침에 대해서 밝히기도 했다.
주교회의 해외이주사목위원회는 오는 10월 1일을 ‘선교사의 날’로 정하고,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와 함께 수도회와 교구를 넘어 모든 선교사들이 다양한 정보를 나누는 축제의 장을 열기로 했다. 송 신부는 이날 행사가 “미래지향적 선교 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정보 교환이 이뤄지는 한국교회 선교 통합의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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