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공연에는 일반공연과는 또다른 부담감이 따릅니다. 수익금이 적을 경우에 대한 걱정이지요. 하지만 공연을 거듭할수록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긴다는 겸손, 믿음이 생겼습니다』
여성 장애인 재활교육장인 비둘기교실 후원회장 이석규(베로니까·서울 가락동본당)씨. 이씨는 5월 21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비둘기교실 돕기 자선공연을 펼쳤다. 그녀가 국악예고 동문인 한민족예술단원들과 자선공연을 벌이는 것은 올해로 3년째다. 후원회비만으로는 비둘기교실 운영이 어렵게 되자 자신이 직접 공연에 나선 것이다. 이번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후원회비로 기탁할 예정이다.
출연뿐 아니라 안무까지 책임진 이씨는 한국무용이 전공이라. 그녀는 국악예술고등학교, 중앙대 무용과를 졸업, 국립무용단에서 9년간 활약한 베테랑이다. 중요 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 전수자이기도 하다.
이씨가 비둘기교실과 인연을 맺은 것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문선배의 이끌림으로 비둘기교실을 찾게 됐고 장애인들의 생활을 접한 뒤 후원을 결심했다. 영세를 한 것도 그 즈음이다. 이씨는 비둘기교실에서 장애인을 난생 처음 대면했다고 한다.
『후원회장이던 선배가 비둘기교실 돕기 패션쇼를 열었어요. 화려한 조명, 의상들 사이로 남루한 차임의 장애인이 모금함을 들고 서 있었죠. 그 모습에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더군요』
그후로도 이씨는 비둘기교실에만 오면 눈물이 났다고 한다. 불편함없는 자신의 환경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일까. 하지만 이씨는 장애인이 보살핌의 대상이 아닌 아립가능한 주체임을 강조한다.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비둘기교실의 설립목적 또한 직업훈련을 통해 장애인의 생활력을 키우는데 있다.
이씨를 비롯한 한민족예술단은 이번 공연에 이어 6월 11일 산청 성심원 개원 40주를 맞아 나환우를 위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시기에 거리낄 것 없다』고 주저없이 말하는 이씨.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자선공연을 할 생각이라는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행동을 『딱히 꼬집어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마땅하고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일』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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