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표한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위하여」라는 책자는 노인사목에 대한 한국교회의 기본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교회의는 「교회는 노인들만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독특한 능력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활용함으로써 복음화 작업에 적극 참여시키며 세상과 하느님의 교회를 위하여 가지고 있는 온갖 힘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못박고 있다.
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사도적 권고「가정공동체(Familiaris Consortio)」를 통하여 노인문제와 관련 현대 산업사회 안에서 점점 소회당하고 있는 노인들 문제를 우려하고 가난과 고독 속에서 고통을 당하는 노인들에게 교회가 특별한 관심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UN이 정한 어르신의 해. 어르신의 해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본지는 특별히 한국교회의 노인복지 문제를 다뤄본다. 97년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사업중 공식 기관 시설 중 노인복지분야는 전체의 23.2%로 장애인 아동분야에 이은 중요 사업분야로 꼽혀지고 있으나 내용적인 면에서 단기보호 내지는 수용 보호 중심 시설이 대부분이어서 선진국형 노인복지 형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교회의 노인복지 실태 그리고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노인복지 시설현황
한국가톨릭교회는 1885년 국내 최초로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을 위해 양로원을 시작함으로써 근대적 노인복지 사업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앞서 기록을 통해 초창기 교회공동체 모습을 살펴보더라도 버려진 아이들이나 노인들을 신자 가정에 위탁하여 서로 돌보는 것을 실천적 덕목으로 삼앗으며 1884년 신앙의 자유가 묵인되면서 블랑 백 주교는 서울 곤당골에 있는 기와집을 사들여 양로원을 설립하여 교우들이 돌보게끔 하였고 여기서 1887년까지 수용한 노인들의 수는 40여명이나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 안에서 노인복지 문제는 1960년대 이후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노인들의 소외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끌며 부각되기 시작했다.
97년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조사한 분야별 사회복지 기관시설 종류 조사에 따르면 노인복지 기관시설 종류는 75개이며 양로원(37) 요양원(4) 소공동체(11) 노인정(1) 노인복지회관(1) 노인종합복지관(1) 무료급식소(15) 주간보호센터(2) 노인대학(2) 재가복지세터(1)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비인가 기관 시설 종류를 더하면 그 수는 1백여개로 늘어난다.
통계쌍으로 볼 때 이같은 숫자는 교회 내외적인 면에서 볼 때 그 비중이 약하다고 할 수 없으나 늘어나고 있는 노령층 인구와 최근 IMF 경제위기로 인해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유기되는 노인들의 문제를 고려할 때 교회가 보다 과감한 재정적 인적 후원을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한 사업 형태 면에서도 실제적인 방안이 적극 모색되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현재 교회내 노인복지 시설 형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단순한 보호 수용차원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노인들이 서비스를 가정에서 직접 제공받거나 가정에 머물면서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잇도록 하는 재가복지 서비스 차원으로 방안을 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특히 현재 한국의 노인복지가 생활보호대상자와 경제력이 있는 노인층 대상으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대다수 노인복지시설의 경우 연고자가 없거나 소득이 거의 없는 노인들을 우선 대상으로 보호하고 있어 기록상 연고자가 있으나 가정에서 거의 방치되다 시피해서 전문 복지기관의 보호가 필요한 노인들은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로양로원 등 경제력이 있는 노인들 대상의 시설들은 상당량의 성금등을 예치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력과 노동력을 상실한 대다수 노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통계청은 배우자도 없이 혼자 사는 노인 단독가구가 49만 2000가구로 지난 90년보다 무려 77.8%가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65세이상 305만명 노인 중 복지시설의 혜택을 받는 경우는 0.3%에 불과한 9153명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들을 제외한 요보호 노인들 상당수는 노인복지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노인복지의 과제
이러한 면에서 관계자들은 교회부터라도 재가 노인 복지서비스 개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 정서상 양로원 등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상황이고 노인들 역시 가족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사적보호를 선호하는 경향이어서 재가노인 복지서비스 확충은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1998년도 전국노인생활실태 및 사회복지욕구조사 결과」를 볼 때 65세이상 노인 중 77.9%가 「양로 요양시설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노인문제 연구가들은 재정적인 면에서도 재가노인 복지 서비스 개발은 훨씬 부담이 덜 하다는 의견이다.
선진국의 경우 노인 보호 시설에 드는 막중한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가노인서비스를 확충 노인들의 시설 입소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적인 서비스 측면에서도 재가복지 형태는 요보호자들의 사회격리를 막고 개인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수 있어 독립적인 삶의 능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보이고 있다.
까리따스 수녀회가 지난 98년 6월부터 서울 서초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서울「양재복지관」은 노인들을 위한 재가복지 시스템의 한 모델이 되고 있다.
양재 복지관은 지역내 65세 이상 노인중 가정에서의 보호가 미비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물리치료실 등도 마련하고 있어 모범적 주간 노인보호시설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노인문제 해결은 가족 차원이 아닌 사회 국가가 공통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사회내 소외계측에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 교회의 사명 중 중요한 한 부분이라면 국가 사회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노인복지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교회내 전문가들은 밝힌다.
이러한 배경에서 『교회 구성원 모두는 사회사업가이며 특히 노인복지시설 설립자가 된다는 의식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전한 ㅂ신부는 『전체 교회 차원에서의 노인복지 정책도 진행되어야겟지만 교구차원 혹은 본당들끼리 연대 지역차원의 주간노인보호시설 등 소규모 노인복지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