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환호하고 있다.
미사가 끝나도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러나 청년들은 더욱 즐겁다는 듯 손에 손을 잡고 커다란 원을 그리기 시작해 약 99만㎡의 임진각 평화누리 잔디밭을 둘러쌌다. 청년들은 세찬 비를 맞으면서도 노래를 부르며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의 장관을 연출했다. 무대를 준비한 한 관계자는 “만난 지 2시간 만에 마치 한 가족이 된 듯 마음을 열고 함께 주님을 찬양하는 청년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니 이것이 청년의 ‘힘’인가보다”면서 감동했다.
개막 미사 후 청년들은 자신이 속한 조로 떠났다. 의정부교구 1~8지구로 흩어진 청년들은 그곳에서 2박3일간 머물 홈스테이 호스트를 만났다. 홈스테이 호스트 중에는 청년들을 맞이하기 위해 ‘돌침대’를 구입한 신자도 있었으며, “평소 2가지 반찬만 놓고 먹는데, 청년들을 위해 한우 등 7가지 반찬을 준비해놨다”고 고백해온 신자도 있었다. 청년들은 호스트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감동해 “우리가 청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한 가족으로 받아주신 홈스테이 ‘엄마·아빠’께 감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들과 홈스테이 가족들은 ‘가정전례지침서’에 따라 그날의 복음 말씀을 나누고, 밤 늦게까지 ‘가족의 정(?)’을 나눴다고. 폭우가 쏟아지던 셋째 날 축제한마당이 열리는 임진각 평화누리를 찾은 구리 인창동본당 김성록(바오로)·강경자(마리아)씨 부부는 “새로 생긴 아들에게 슬리퍼를 갔다주러 먼 길을 왔다”면서 신재현(암브로시오·부산교구)·이치헌(리베르토·원주교구)군을 찾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윤경만(아나스타시아·서울 가톨릭노동청년회 소속)씨는 “홈스테이에서 ‘성가정’을 체험해보는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청한 은총이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면서 기뻐했다.
▲ 개막미사에 입장하고 있는 KYD 십자가. 지난 2009년 5월부터 전국 교구 순례를 시작한 KYD 십자가는 15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임진각 평화누리 KYD로 돌아왔다.
▲ 교구 상징물을 봉헌하고 있는 교구 대표들. 춘천교구는 감자 모형을, 광주대교구는 ‘빛’을 상징하는 촛불을, 제주교구는 조개껍데기로 ‘제주도’의 모습을 만들어 봉헌했다.
▲ 엠마오로 가는 길 프로그램에서 떼제기도에 참가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 청년들은 떼제기도를 통해 주님께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셋째 날의 하이라이트는 도보순례 후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축제 한마당. 저녁 내내 내린 폭우 속에서도 청년들은 찬양 무대와 포크댄스 등을 함께하며 젊음의 열정을 마음껏 발산했다. 취업, 성적 등 그동안 숨통을 조여 왔던 고민에서 벗어나 하느님에게서 희망을 찾는 간절함이 빗속에서 울리는 함성에 묻어 있었다.
청년들의 열정은 대회 폐막일인 15일 파견미사에도 이어졌다.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를 비롯한 주교단이 공동집전한 파견미사에서 청년들은 찬양곡을 따라 불렀고, 눈물을 보이는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미사가 끝난 후에도 못내 아쉬운 듯 찬양곡에 함께 손을 잡고 원을 그리는 등 축제를 이어갔다. 강예슬(아가페·대전교구 삽교본당)씨는 “교구를 떠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대를 통해 하느님의 신비인 ‘일치’를 체험했다”며 “하느님께 더 의지하고 맡겨 드리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슴 깊이 되새기고 파견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 홈스테이 가족들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있는 청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