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보기 좋은 예비부부가 ‘나눔’까지 행한다.
22일, 수원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혼인강좌’에서 30여 쌍의 예비부부가 자신들의 축의금 1%를 나누는데 서약했다.
교구와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11일 협약을 맺은데 따라 이날 처음 소개된 ‘아름다운 나눔 결혼식’ 프로그램에 동참한 것이다.
“나의 작은 1%가 누군가의 100%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나의 작은 1%가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 되고, 어려운 이들의 희망과 미래,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예비부부들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집, 예물, 혼수, 예단 등 남들이 다 한다는 ‘혼인’ 준비로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정작 결혼에 대한 의미와 그 시작을 ‘나눔’으로 함께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나눔 결혼식’ 홍보영상이 끝나고, 몇몇 예비부부들이 신청서를 작성했다. 인장에 엄지손가락을 눌러 서로의 지문이 ‘하트’ 표시가 될 수 있도록 신청서에 힘주어 찍는다. 예비부부의 얼굴이 밝아졌다.
미사가 시작됐다. 예비부부들이 ‘결혼을 앞둔 이들의 기도’를 끝내자, 최진혁 신부(안양대리구 사무국장 겸 복음화국장)가 미사 강론을 시작했다.
“내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부부들의 탄생이 기쁩니다. 이 세상에는 결혼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여러분의 나눔은 큰 의미와 사랑이 될 것입니다.”
고심 끝에 미사 도중 신청서를 작성하는 예비부부도 있었다. ‘짝을 만나게 해주신 축복’을 ‘나눔’으로 보답하고, 무한한 그 기쁨과 행복을 어려운 이들과 나누기로 결심한 것이다.
신청서를 제출한 고훈희(예비신자·31)·최혜선(모니카·31) 부부는 “1%라는 금액에 대한 부담감도 없고 이웃에게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니까 신청하게 됐다”며 “아프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해 저희 축의금이 뜻 깊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나눔 결혼식’은 결혼식에 참여한 하객들의 축의금 1%로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프로그램. 교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교구 혼인강좌에서 예비부부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나눔 결혼식’ 프로그램을 알리고 축의금을 나눌 예비부부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에 동참한 예비부부들에게는 사랑의 열매 나눔증서가 전달되고 혼인예식 때는 축가도 지원해 준다. 예비부부들이 기부한 축의금은 교구에서 진행하는 이주노동자, 새터민, 빈곤아동,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 사회복지사업에 다양하게 지원될 예정이다.
미사가 끝나고, 행복의 시작을 나눔으로 실천하기로 마음먹은 예비부부들이 손을 잡고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그리하여 생의 마지막 날, 저희 부부가 함께 부활의 영광 속에 들어가게 하소서.”
※문의 031-220-7936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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