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폴란드 외신종합】레흐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부부 등 비행기 추락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바르샤바 대통령궁 앞에 세워진 십자가의 이전문제를 두고 폴란드 정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일 가톨릭 신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십자가를 지키는 시위대가 밤샘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젊은이들로 꾸려진 일부 시민단체가 십자가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나무 십자가는 지난 4월 10일 러시아 스몰렌스크 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비행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은 레흐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과 다른 희생자 95명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사고 반년이 가까워오는 현재 시점에서 십자가를 인근 성당으로 이전할지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계속되고 있다.
십자가를 지키자는 쪽은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을 짓는 것이 승인이 날 때까지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십자가 이전을 요구하는 쪽은 대형 십자가를 대통령궁 앞에 세워둘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십자가 논란은 폴란드 정치계로 번져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신임 폴란드 대통령은 십자가를 인근의 성 안네 성당으로 옮길 계획이나, 고 카진스키 전 대통령의 쌍둥이 형 야고슬라브 카친스키 법과정의당 당수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폴란드 바르샤바교구와의 합의를 통해 십자가를 인근 성당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일부 가톨릭 신자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십자가 논란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도 갈팡질팡이다. 첫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1%가 십자가를 성당으로 옮겨야 한다고 답했으나, 두 번째 조사에서는 국민의 절반을 넘는 57%가 희생자 추모 기념물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지금 자리에 둬야 한다고 답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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