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례식을 앞두고 예비신자들과 찰고를 하였다. 그들 중 한 사람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김수환 추기경님에 관한 책을 읽다가 그분의 삶에 깊은 감명을 받아 천주교를 선택했다고 하였다. 독서가 새로운 인생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독서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길이다. 책을 읽을 때 생각하고, 비판하며, 상상력을 키워준다. 특히 교회서적 내지 신앙서적은 신앙인에게 영혼의 양식이며 건강한 신앙생활의 보약이 된다. 하지만 신자들은 교회서적을 읽는데 매우 인색하다. 통계조사를 보면, 신자 10명 중 6명은 일 년에 한 권도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교회 출판사들이 발행하는 서적 중에는 신앙을 성숙시켜주는 보배로운 내용들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신자들은 무슨 책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가톨릭신문사는 2005년부터 3년간 대대적으로 가톨릭독서운동 ‘신심서적 33권 읽기’를 펼친 적이 있다. 당시에 교회 안에서 큰 호응을 얻었지만 지속되지 못하고 운동으로 끝나서 아쉬움이 남는다. 신자들이 신앙서적을 자주 접하고 생활 속에서 늘 읽게 하려면 교회 안에 독서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교회 독서문화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당에서 사목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목자와 평신도가 상호 대화와 협력으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본당사목에 접목하는 것이 독서사목이다. 본당에서 독서사목이 실천될 때 교회 구성원인 신자들은 기존사목이나 본당 활동에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가톨릭신문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코너는 한국교회의 선교와 사목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며, 복음화와 신앙의 열정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신앙인에게 성경은 밥이고 신앙서적은 반찬이라고 한다. 성경읽기는 근본적인 영적 독서이며 신심서적 읽기는 신앙을 키우고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독서문화가 확산되어 기존사목의 활성화와 신자들의 신앙 성숙을 꾀할 수 있도록 독서사목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수입의 1%를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옷이 헤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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