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나의 눈을 뜨게 해 주었어. 정말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지.”
“이 책은 너무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로 가득해. 시간낭비였어.”
똑같은 책을 읽고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같은 텍스트, 그러나 다른 반응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사람들의 느낌은 어떤 상황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Beck, Ellis)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해석하는 방식에 의하여 우리는 감정변화를 겪고 반응하고 행동한다.
내가 무엇을 알고 또 믿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가 곧 그 사람의 품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던 반복된 일상 안에서 감각적인 정보와 이미지에 노출되어 ‘재미’라는 익숙한 감정에 중독되어간다. 그래서 자칫 그 감정으로 TV 보듯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람은 한 장의 종이에서 우정과 삶과 마음을 본다. 또 어떤 이는 작은 꽃 한 송이에서 거대한 우주를 체험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연못에서 물고기를 보지 못하고 세상 속에서도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엇에 대한 관심과 흥미로 하루를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스포츠와 게임, 드라마와 영화배우들의 스캔들에 대한 감각적인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는지. 삶과 우정, 창조와 생명 그리고 철학과 비전에 대한 책속의 감동을 나누며 보냈는지.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하루가 곧 자신의 모습이며 내면의 품격으로 영적성장에 영향을 준다.
영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일시적 감상이나 신비적 체험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적성장은 지성과 감성 그리고 행동의 통합 안에서 전체적인 성품으로 드러난다. 과연 ‘책읽기’를 통하여 영적성장을 이루어 나갈 수 있을까? 물론이다. 우리는 책속 언어의 매개를 통하여 거대한 세상을 만난다. 언어로 재창조된 현실에서 우리의 마음이 태어난다. ‘책읽기’를 통하여 꿈꾸고 생각하고 몰입하면서 의식이 깨어난다. 평생을 살아도 만날 수 없는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 잠들어있는 자신을 깨우게 한다.
소크라테스는 “약으로써 병을 고치듯 독서로써 마음을 다스린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도서관은 영혼을 위한 약의 저장소’라 여겼고, 로마인들은 ‘환자들이 연설문을 읽으면 정신 건강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성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년)는 「호르텐시우스」(The Hortensius)라는 책을 읽고 “세상에 이런 책이 있다니”하며 감탄하고 그동안의 꿈들은 헛되었음을 깨달아 영원한 진리를 향한 새로운 사람으로서 태어날 수 있게 됨을 고백한다.
이렇듯 책읽기는 마음과 몸을 치유하고 건강하게 해줄 뿐 아니라, 살아왔던 익숙한 일상의 습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영혼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지금 당신은 ‘무엇’에 몰입하며 하루를 보내는가?
기억하자. 그 ‘무엇’이 곧 당신의 ‘인격’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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