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제천으로 가는 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 용소막성당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성인 남종삼의 아버지 남상교가 신앙생활에 전념하던 유택이 있는 묘재가 나온다. 묘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원주교구의 대표적 성지 배론이다.
감악산(紺嶽山) 중턱에 자리잡은 「빈자(貧者)의 노래」, 제천 남천동본당 이규헌(광헌아오스딩)씨 부부가 부모님과 함께 산을 개간하고 밭을 일구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로 마련한 카페이자 민속음식점이다.
「빈자의 노래」에서는 우선 음식 맛을 논하기 전에 주변 경관과 주인의 성품에 시선과 관심이 쏠린다. 초행자는 반드시 지도와 전화번호를 지녀야 할 만큼 찾기가 쉽지 않다. 성지에서 차로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지만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포장된 임도(林道)를 따라 오르고 오르다 보면 해발 600m 계꼭에 자리잡은 별장 같은 집이 나타난다.
이규헌씨는 자연과 더불어 땅을 일구며 살고싶은 마음에 약사의 직업도 마다하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왔다. 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 탓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고, 바쁜 현대인들이 쉬어갈 수 있는 조용한 쉼터도 마련하고 싶어 저지른 일이다.
당연히 식당을 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차(茶)나 대접하면서 조용히 쉬다 가게 하려고 「빈자의 노래」라는 작은(아주 작은) 간판을 내걸었을 뿐이다. 그러나 멀리서 온 반가운 손님들이 배고프다며 먹을 것을 요구해와 식당도 겸하게 됐다.
식단의 가장 큰 특징은 4000여 평의 밭에서 공해를 모르고 자라는 청정 채소가 올라온다는 것이다. 먹음직스러운 토종닭 백숙은 각종 한약재를 넣어 맛과 영양을 더했고 묵이나 손두부, 손칼국수, 감자전 등은 고향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계절에 따라 산자락에서 채취한 산나물이 입맛을 돋군다.
오전 11시부터 문을 열고 매주 수요일은 휴일.
※문의=(0443)651-730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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