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30대 직장인 남성입니다. 퇴근 후면 함께 술도 한잔하고 가족들기리 모임도 갖고 하는 직장 동료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 무척 괴롭습니다. 더욱이 얼마전 연봉제를 실시하면서부터는 실적이 그대로 월급에 연결되기 때문에 더 긴장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동료를 깎아 내리거나 험담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실적을 올리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물론 신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생활해야 하는 저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신앙대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불가능할까요?
【답】결론적으로 먼저 말씀을 드리면,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의 가르침도 세상에 대한 신앙인의 역할에 대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중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 『날로 격증하는 인구, 과학과 기술의 발달, 보다 긴밀해지는 인간관계 등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윤리 또는 종교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이탈하며, 그리스도교 생활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 수도 있다. 세속에 살면서 세속 일에 파묻혀 있는 것이 평신도의 특징이므로, 그들이야말로 그리스도교적 정신에 불타며, 누룩같이 되어, 세속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리심을 받은 것이다.
평신도는 현세 질서의 쇄신을 고유 임무로 알고, 현세 질서 안에서 복음의 빛과 교회의 정신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교적 사랑으로써 구체적으로 직접 행동해야 한다. 평신도는 시민으로서 다른 시민들과 함께 각자의 능력대로 책임감을 지니고 협력할 것이며, 어디서나 만사에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 현세 질서를 쇄신함에 있어서, 그 고유의 법칙을 조금도 어기지 않으면서 보다 차원이 높은 그리스도교적 생활 원리에 맞추어 여러 장소와 시대와 민족의 조건에 적용시키도록 해야한다』
주님께서 복음을 통해 가르치시는 것이나 교회의 가르침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신앙인으로 하여금 먼저 자기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희망을 가지고 생활하고, 더 나아가 이웃들을 현세적인 삶이 아니라 보다 더 큰 가치를 추구하는 삶으로 인도하며 주님게서 가르쳐주신 인생관을 따르도록 초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질문자께서도 세상적인 가치와 경쟁적인 분위기에 휩쓸리면서 주님의 가르침을 실현하려고 하실 것이 아니라, 먼저 주님 안에서 참다운 평화와 사랑을 갖도록 노력하신다면 똑같은 업무 환경이라 할지라도 다른 이들에게도 기쁨을 안겨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주님을 믿기 때문에 그분의 가릎침으로 인해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갈등은 바로 주님의 말씀이 옳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므로 어려우시겠지만 주님의 방식으로 결단을 내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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