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머리 주디」는 미국 백인가정으로 다섯 살 때 입양된 한국인 소녀 「주디」를 통하여 해외 입양아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창작 소녀 소설이다.
주디는 자기를 낳아준 부모가 누구인지 모른채 미국 백인 양부모 사이에서 별 어려움 없이 자란다. 그러던 중 같은 학교 여상생들의 우상인 로빈과 첫 데이트를 하는 중에 자신이 그들과는 다른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비탄에 바진다.
「까망머리 주디」는 자신을 길러 준 양부모한테서 느낀 사랑과 얼굴도 모르는 낳아준 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 자기가 태어난 모국에 대한 호기심 등을 시처럼 아름다운 문체로 엮어낸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주인공 주디는 인형 속에 들어 있는 「한글편지」를 통하여 자기와 동족인 한국인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사귀는 동안에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감과 한국인의 뿌리인 한국말의 자긍심을 깨달으며 마침내 한 때 경계하고 무시하려 했던 백인 양부모와도 화해한다.
작가 손연자는 30여년간 연세대학교 언어연구교육원에서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왔으며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하여 등단한 동화작기로 제6회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작가이다. 그는 외국으로 입양되었다가 고국으로 돌아온 학생들을 교실에서 만날 때마다 어딘지 외롭고 쓸쓸한 어두운 그늘을 보고 입양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를 소재로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다고 한다.
기존의 입양아 작품과는 달리 「까망어리 주디」는 가장 보편적인 입양아들의 현실 문제를 파헤쳐 작품화함으로써 종래의 소재주의 작품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는 주인공 주디가 살아온 나라의문화와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데 이는 작가가 그만큼 철저하고도 애정 깊은 시선으로 입양아 문제를 바라보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작품에 생동감과 사실성을 주어 독자에게 순수한 감동을 주는 요인이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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