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오로께서는 코린토에 있는 신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여러분은 분명히 우리의 봉사직으로 마련된 그리스도의 추천서입니다. 그것은 먹물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느님의 영으로 새겨지고 돌판이 아니라 살로 된 마음이라는 판에 새겨졌습니다(2코린 3,3)”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그분의 소개장이다. 성령의 능력으로 마음에 새겨진 소개장이다. 예수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복음전파의 사명을 받고 이 땅에 파견되셨듯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각 지역과 여러 분야에 파견된 그리스도의 외교관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전하셨고 그분께 보고 들은 것만을 전하고 실천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한 사명을 받은 그리스도인들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뜻, 그분께 보고 들은 것만을 증거하고 전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복음을 선포하셨고 자비와 사랑을 베풀고 치유를 하셨듯이 우리도 세상에 나가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고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가진 것을 나누고 기도하며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복음화라고 하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이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파견하실 때 그 사명과 능력을 주셨듯이 하느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파견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무장시켜주실 것이다. 사랑이라는 무기와 성령의 능력을 주셔서 당신의 외교관으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보호해주시고 이끌어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는 마음의 평화와 기쁨으로, 깊은 회개로, 용기와 확신으로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셨다.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에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뿐인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았고 그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가 먼저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무관심 속에 버려진 사람들,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 세상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영적으로 빈곤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 우리가 전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안다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는 시대에 맞는 방법과 새로운 열정과 표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사랑의 마음은 사소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웃과 주변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창조적 사고를 통한 새로운 표현과 방법으로 다가가야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복음화를 이끄시는 주역은 성령이시라는 것이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방법이 아닌 개인 생각과 판단으로는 복음화를 이룰 수는 없다. 파견된 모든 사람들은 성령과 친교를 통해 성령의 이끄심에 충직하게 따르는 종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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