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아프리카 주민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는가하면 교구 단체에서는 활성화된 조직을 발판으로 장기적인 모금을 통해 기부활동에 나서고 있다. 교구 차원의 나눔 운동에 동참하는 신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수원대리구 원천동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 교구 수단 선교위원회에 성금 281만원을 전달했다. 8월 12~14일 청주교구 연풍성지-문경새재 총 31km 구간을 순례한 청소년들은 이 기간 수단의 어린이들과 선교사들을 위해 묵주기도 2570단을 봉헌했고, 학부모를 비롯한 성인 신자들은 학생들과 함께 순례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의 걸음 1km당 1천 원의 성금을 봉헌했다. 지난 8월 1~4일간 지리산 33km 등산코스를 완주한 용인대리구 보정성당 청소년 32명도 100m당 100원 혹은 일정액을 모금하는 나눔을 실천했다. 나눔은 본당 관할 지역 내 장애아, 소외아동, 청소년, 독거노인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청소년들로부터 시작된 나눔의 바통은 교구 단체도 받아 이어가고 있다. 교구 ME는 도입 30주년을 뜻 깊게 보내고자 ME부부들을 대상으로 ‘아프리카 빈민국 돕기(우물 파주기) 사업’을 펼쳐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모았다. 30주년을 대규모 행사로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 가난한 이웃을 돕기 위한 계기로 삼고 자발적인 참여 속에 결실을 이루고 있다는 데서 뜻 깊다. 교구 평협도 지난 7월 열린 하반기 총회장 연수에서 그동안 적립해 온 4억 원을 봉헌해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는 교구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최근에는 교구 한마음운동본부와 교구 민화위가 6월 한 달간 전개한 ‘한겨레 나눔운동’을 통해 모은 2천만 원이 대북 인도적 지원과 새터민 지원에 쓰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천안함 침몰과 국내외 혼란스러운 정세, 정부의 대북한 정책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이 실질적으로 버거운 상황임에도 교구 내 각 본당과 개별 후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밖에도 안산대리구가 지역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을 위한 엠마우스 설립을 위해 대리구 차원에서 안산 엠마우스 설립 지원금을 모금하는 등 교구 내에서는 이웃을 위한 나눔 소식과 결실을 맺는 기쁨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다양한 나눔과 기부활동은 성당이나 교육관 신축 등 ‘교회’만의 나눔에서 한발 나아가 새터민과 이주노동자, 세계 빈곤국 주민 등으로 나눔의 대상을 넓혀간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교회 밖으로 영역을 넓혀 세상 속에서 ‘나누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교구 공동체의 큰 걸음인 셈이다. 이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교구장 중점사목방향 중 외적복음화를 위한 실천사항으로 제시한 ‘받은 사랑을 나누는 해외선교’,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소외된 이웃과 하나 되는 교회’와도 맥을 같이 한다.
기부문화 확산에 발맞춘 과제도 남아있다. 교구 전 연령대에 걸쳐 확산되는 기부와 나눔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될 수 있도록 교구 차원에서 다양한 나눔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수혜 대상 또한 한 곳에 치중되지 않고 국내와 국외에 걸쳐 다양해져야 한다. 각 본당 사회복지분과와 대리구 사회복음화국, 교구 사회복음화국 등 교회만의 장점인 탄탄한 조직을 기반으로 기부문화 확산으로 인한 활발한 나눔이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관심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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