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유다교 유산
하느님은 선민의 역사 속에 드러나셨고 그들에게 권능을 드러내셨다. 하느님은 개개 인간의 역사 안에서도 그런 식으로 드러나셨으므로 선민 전체에게 그분의 약속과 요구를 동시에 이행하도록 신비한 방법으로 당신을 드러내셨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의 궁극적 의미는 결국 하느님께서 선민을 위하여 끊임없이 행하신 그분의 사랑으로써 그들의 온갖 배신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자비 지극한 사랑을 베푸셔서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신 데 있다. 이와 같이 성서를 통해 그러난 하느님의 현존은 다양하고 항구적이며 구체적으로 인간에게 인식되었다.
하느님의 현존은 창조와 그 보존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드러나나 선민들은 여러가지 놀라운 사건들을 통하여 그들과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더욱 강렬하게 피부로 느꼈다.
불기둥, 번개, 구름, 폭풍 등을 통하여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나셨고(顯現) 마지막에는 솔로몬의 성전 안에 현존하셨다. 이를 랍비들은 쉐키나라고 표현하였다.
쉐키나는 원래 천막이라는 뜻이다. 선민들은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에서 천막을 치지 않았던가?(참조·출애 25,8-9). 천막, 장막, 오두막 집 등 머무는 장소를 의히하는 이 말이 하느님의 지상 현존 장소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하였다.
예언자 요엘과 에제키엘은 하느님으 지상현종에 이 말을 사용하였다.『그제야 너희는 알리라. 내가 하느님으로서 거룩한 산 시온에 머무는 줄을『요엘 4,17 참조. 에제 43,7). 그러나 그분은 불경스러운 눈에는 현존하지 않으셨다. 이런 생각은 점차적으로 영성화되어 갔다.
에제키엘은 하느님의 현존이 우상으로 더럽혀진 성전을 떠나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신심싶은 이들은 뉘우치고 다시 하느님께 돌아갈 때 그분은 그들과 함께 거하신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여 쉐키나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분의 현존이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나 그것을 육안으로 보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간절한 청원을 드렸던 것이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하느님 이 몸은 애타게 당신을 찾습니다. 하느님, 생명을 주시는 나의 하느님, 당신이 그리워 목이 탑니다. 언제나 임 계신 데 이르러 당신의 얼굴을 뵈오리이까?』(시편 42,2). 목마른 암사슴이 시냇물 만나기를 애타게 그리듯이 야훼 하느님 만나기를 간절히 그리는 영혼! 신심깊은 유다인들은 그들의 영도자 모세가 그 산위에서 하느님을 뵙고 그분과 더불어 친구처럼 얼굴을 맞대로 말씀을 나눈 그 사건을 되새기면서 그렇게 간절히 염원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들은 다른 위인들의 삶도 묵상하였다.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아 하느님의 나라로 불려 올라간 엘리아와 에녹은 그들의 눈에는 분명 사랑이신 하느님의 은총을 담뿍 담은 위인들이었다.
그들은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이 지상에서 사라졌다. 『하느님께서 그(에녹)를 데리고 가신 것이다』(창세 5,24). 엘리야는 『난데없이 불말이 불수레를 끌고 그들 사이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동시에 두 사람 사이는 떨어지면서 엘리야는 회로리바람 속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 갔다』(열왕하 2,11).
그들은 그 위대한 두 분이 간 곳을 하느님의 도시 천상 예루살렘으로 여기고 그리워하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그곳은 천사들이 만군의 야훼이신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곳이자 영원한 고향이다.
그 곳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토라를 연구하여 신심을 키워나가고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에 대하여 묵상함으로써 자양분을 얻고 하느님의 현존(쉐키나) 의식을 통해 그분의 빛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 앞길은 당신의 빛을 받아 환합니다』(시편 36,9)라고 기도하였던 것이다.
8) 경건자들과 유다인의 신심
율법과 전통에 충실했던 선민들 중에는 유다교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하여 하느님께 헌신 봉헌된 서원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나지르인들로서 글자 그대로 『성별된 자』들이었다. 그들은 포도주와 독주를 끊고 일체 포도의 열매로 된 음료나 식료를 취하지 않았으며 서원 중에는 그 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머리털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삼손이다. 그의 강한 힘은 머리카락에서 나왔던 것이다. 그들은 시체에 가까이 하지 않았다. 따라서 부모와 형제자매가 죽었을지라도 문상은 물론이고 장례식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정해진 것으로 여겨지는 식물에서도 일체 멀리해야만 했다. 포도주와 포도를 원료로 한 식물을 금지시킨 것은 가나안 문화와 그 종교와의 절연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며 술과 인연 깊은 가나안 토착의 농경신에 대하여 인간의 올바른 삶을 주관하시는 야훼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순화를 목표로 했던 것 같다.
머리컬은 하느님의 명하심에 참여하는 신체의 주요 부분으로서 그분께 드릴만한 합당한 제물이자 그분과의 친교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시체와의 접촉은 종교 의식상의 큰 부정 중의 하나였다.
이런 금시 사항들을 잘 준수해야만 나지르인으로서의 서원 기간을 잘 채우는 것이었다. 만일 어기면 서원의 일수가 무효가 되어 정해진 의식을 다시 해야만 했다.
서원 기간은 30일, 60일, 7년, 21년 또는 종신토록 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한정적으로나 종신적으로 야웨 하느님께 헌신하여 봉헌된 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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