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사 영성체 후 갑자기 이날 미사 참혜짜들에게 시험지가 돌려지고 시험을 보는 특이한(?) 상황이 펼쳐진다. 신자들은 주어진 문제에 정성껏 갑하며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서울 세종로본당(주임=안병철 신부)이 본당 신자들의 신심고양을 위해 매월 실시하고 있는 성서읽기 테스트 광경이다. 이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성서 읽기 테스트를 하고, 2주 후 성적이 우수한 신자들을 위한 시상식을 갖는다. 매번 시험마다 7~8명의 만점자가 나올만큼 신자들의 「성서 사랑」도 뜨겁다. 지금까지 16차 성서 읽기 테스트가 끝났으니 벌써 1년 6개월째 업어들고 있다.
안병철 주임신부는 무엇보다 본당 사목활동의 최우선으로 성서읽기를 꼽는다. 성서가 바탕이 돼야 올바른 신앙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이젠 주임신부의 성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완전히 본당 모든 신자들에게 전달된 상황. 신자들은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매일 매일 한 장의 성서구절을 읽으며 차곡차곡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나가고 있다.
『이젠 성서 읽기가 신자들에게 완전히 정착이 됐어요. 노인분들은 노인분들대로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제가 놀랄 정도로 열심입니다』
안신부는 예상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신자들을 기쁘게 바라보면서도, 계속해서 이 열기가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안신부의 성서 사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구역반 모임도 성서 말씀을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안신부는 「기초 교회 공동체(구역반 모임)의 복음화를 위한 길잡이」란 제목의 교재를 매월 만들어 반원들이 복음 말씀을 생활속에서 서로 나눌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특히 원활한 반 모임을 위해 안신부는 매월 구역반장 교육을 열고 있다. 어느새 서대문본당 등 인근 본당 구역반장들도 이 교육에 참가하고 있을 정도다.
『매번 비슷한 얘기로 끝나기 일쑤였던 구역반 모임을 보다 알차고 깊이 있는 모임으로 만들기 위해 교재를 편찬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어려워 하던 신자들이 이젠 착실히 실천하고 있어요』
현재 세종로본당 평일 새벽미사 참례자 수가 150여명. 예전 40~50명에 비하면 참례자가 많이 늘었다. 안신부는 본당 게시판에 각 단체별 미사 참례 현황을 기재하고, 열심한 단체에는 시상도 하고 있다. 이밖에 30~40대 대상으로 「바오로 축구회」를 조직, 건강증진과 친교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성서읽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신자들의 성서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안병철 신부는 그간의 사목을 통해 평신도의 활용도에 따라 본당의 활성화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깊이 절감했다고 전한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도 계속 자발적 평신도 활동을 힘껏 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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