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 주고, 좋은 글이 있으면 복사해서 주고, 좋은 영화나 책이 있으면 소개하기를 좋아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주변 사람들도 그 분을 처음에는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을 좋게 생각했던 분들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육 개월 정도가 지나면 질려 떨어져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분 역시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찾아다녔습니다.
나 역시, 그분을 만난 것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그분을 생각하는 분을 통해서였습니다. 가벼운 식사를 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쉬지 않고 음식에 대한 설명과 그 유래까지 박학다식하게 말해주었습니다. 대화중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부분까지도 최신 뉴스를 보는 듯 하였습니다. 듣는 것에 익숙한 본인으로서는 한참 동안 그분 이야기를 듣기만 하였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되어 각자 집으로 가야겠다 싶었는데, 그분은 차 한 잔은 꼭 하자며 30분 넘게 어디론가 데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찻집에 들어가 차 맛에 대해서, 심지어 그 집이 찻집을 하는 배경 등도 설명하였습니다. 또 그분 혼자서 말입니다. 어느 정도 그분 이야기를 들었다 싶어, 동행한 일행들과 가볍게 사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분은 그 이야기에도 끼어들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날 처음 만난 나는 집에 가서 그냥 골아떨어져 버렸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아무튼 그 다음 날 그분 삶을 생각하면서, 문득 ‘공감 결핍’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고, 그 지식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 더 해 주고 싶어 했던 그분! 하지만 그분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좋은 말을 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단지 자기만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함께 있는 타인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무슨 대화를 하고 싶은지는 없었던 것입니다.
타인의 진심 어린 마음을 생각해 보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내가 내뱉는 말만큼 타인의 말도 잘 경청하는 것, 그것이 인간관계를 성장시키는 ‘공감’이며, 참된 마음가짐입니다. 이 공감을 통해서 안정감 있게 대화하고, 그 대화를 통해서 진심 어린 마음이 잘 전해질까 배려하는 것, 그게 오랜 벗, 공감을 통한 진정한 친구관계를 형성하는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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