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일산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서 「수락(壽樂)」이란 간판을 내걸고 우동 하나로 일가를 이뤗던 이성국(도미니코·70·파주 금촌본당) 할아버지. 이할아버지의 손맛과 음식 만들기 솜씨는 가히 만화에나 볼 수 있는 집착과 고집의 산물이다.
김포국제공항 2청사에 자리하고 있는 유명음식점의 관리이사로 정년퇴임한 이할아버지의 음식에 대한 유별난 집착과 사랑이 투여됐던 메뉴는 우동, 가난한 이든 부자든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국수류에 마음이 일찌감치 가있었으니 이 또한 하느님의 묘한 뜻하심이 아니겠느냐고 이할아버지는 소탈하게 털어놓는다.
국수라면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라는 이할아버지는 면 뽑는 비법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서도 면의 본고장인 사누끼지역을 수없이 들락거렸다.
이할아버지의 맛있는 면 만들기 비법을 보고 있노라면 이분야에서 만큼은 경지에 이르렀음을 깨닫게 된다. 『수돗물은 경도가 82인데 이런 물을 쓰면 아무리 반죽을 잘해도 면이 부드러워지지 않아요』. 그래서 이할아버지는 경도를 0으로 떨어뜨린 연수로 반죽할 물을 만든다. 이 물을 사용해 반죽한 면은 숙성고에서 1,2차에 걸쳐 18시간동안 숙성된 후 부드러워질대로 부드러워져 칼로 썰린다. 면을 데쳐내는데도 비결이 있다. 둥근 솥에서 면끼리 부딪치며 면이 질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솥을 사용해 면을 데쳐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면은 13가지 재료가 든 육수에 삶아내는데 이 육수 또한 이할아버지만의 비법이 담겨 있다.
잘 삶겨 나온 우동은 라면에 길들여진 이나 면을 싫어하는 이도 한입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의 웃음을 머금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음식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할아버지는 이웃에 대한 사랑 나눔에서도 남다르다. 터전을 옮겨가는 곳에서마다 이웃 노인들 수백명씩을 초청해 국수잔치를 벌이거나 무료로 나눠주는 것은 물론 최근 금촌으로 삶터를 옮긴 후에도 인근 부대의 장병 600여명에게 국수를 대접해 간접선교에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3500원짜리 냉콩국수를 비롯해 버섯칼국수, 막국수 등도 주변에 비해 저렴한데다 면을 무료로 무한정 제공하는 이할아버지의 인심에 한번 더 기분이 좋아진다. 더불어 이동갈비의 진맛도 즐길 수 있다. 조선조 인조의 능인 장릉을 비롯해 통일경모동산, 통일전망대 등의 모두 10분내 거리인데다 자유로를 타던 이들이 쉽게 들를 수 있다.
※문의=수락 (0348)945-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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