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에 바위가 던져진 것 같은 충격” - 대구 송현여중 1학년 최효주(효주아녜스)
지루해하며 하룻밤을 꼬박해야할 만큼 긴시간 기차를 타고 온길을 두분은 전교에 대한 일념으로 걸어 오셨다는 생각에 죄스러운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중국에서의 6박7일은 내게 있어 마치 꿈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걸 느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보여주겠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가 속해있는 환경의 소중함이었습니다.
미사 한번 드리는데, 여기 저기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중국의 현실과 소팔가자에서 본 중국아이들의 진지함이었습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열심히 미사를 드리는 중국아이들의 모습은, 한국에서의 내 모습을 반성시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내가 속해있는 이 환경이 얼마나 힘들게 수천 방울의 땀으로 만들어진 줄도 모르고 불만을 툭툭 터뜨리던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압록강에서도 그랬습니다. 전시 효과를 얻기 위해 행복한 척 강에서 물놀이를 해야 하는 북한 아이들의 모습은 내 가슴을 갈기 갈기 찢어 놓았습니다.
같은 민족으로 같은 피를 나누고 같이 살아온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밖에 서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느낀 것은 내 신앙의 나약함이었습니다. 땀의 순례자로 불리울 정도로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전교를 하시다가 돌아가신 최양업 신부님과 하느님에 대한 마음이 흐트러질까 어머니마저 뵙기를 거부하는 피의 순교자 김대건 신부님의 자취를 따라다니며, 그 동안 내가 얼마나 교만하기 짝이 없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하느님을 잘 알고 사랑한다고 생각하던 내게 이번 경험은 잔잔한 강물 같던 내 생각에 커다란 바위를 하나 던져놓은 듯, 큰 물결과 함께 지금까지의 생각을 싹 쓸어 바꾸어 놓았습니다.
우리가 몇 시간동안이나 차를 타고 지루해하며, 하룻밤을 꼬박 새야 할만큼 긴시간 기차를 타고 온 길을 두 분은 오직 전교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두발로만 걸어오셨다는 생각이 들자 굉장히 죄스러운 생각이 뇌리에 깊숙이 박혀 빠지지 않았습니다.
글쎄….「나라면 그리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아직도 머리를 스치웁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내 인생에 또 다른 이정표를 생기게 해주신 신문사와, 어린 나이에 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 이번 성지순례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 그리고 성지순례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을 계획하시고 무사히 끝내게 도와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구 성요셉 본당>
■ “반성했다. 내 자신을” - 원주 진광중 3학년 최종범(피르모)
나는 기도하는 법과 진실된 신앙심이라는 열매를 얻었다. 돌아가서 나는 배운대로 살것이며 남들에게도 나눠주겠다.
어느날 왠일인지 아버지가 가톨릭신문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보고 계셨다. 옆에서 보니 중국성지순례에 관한 것이었다.
저녁이 되어서 무엇인가를 결심하신듯 나를 불러놓고 신문을 보여 주셨다. 그리고 『가지 않을래?』라는 말과 함께 내 생각을 듣고 싶다고 하셨다.
마침 가는 날이 성당에서 가는 날과 같은 날이라서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걸 아셨는지 어머니가 나에게 『너의 장래를 생각해서 이득이 되는 쪽을 택해라. 재미와 깨달음 둘 중에서…』
어머니의 그말이 나의 결심을 굳혔다. 『갈래요』라고 대답했다. 그 답을 기다리셨는지 아버지는 『잘 생각했다』라고 하시면서 신청을 하셨다. 7월 25일 출발날. 아침부터 기대와 흥분으로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중국으로 출발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중국은 내 마음을 더욱 흥분시켰다.
그런데 차를 오래타서 일까? 아니면 실망감 때문일까?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단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강론시간엔 졸고 성지에 가면 빨리 가고 싶은 생각만 들고…. 내가 진심으로 무엇을 느낀 것은 한 조그마한 성당에서 였다.
이곳에서 나는 내 신앙의 부끄러움과 나 자신을 반성했다. 중국에서는 종교생활을 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한다. 정부의 간섭때문에.
종교 생활을 하는 것은 노동 중에 가장 큰 노동이요, 고생이라 한다. 그런데도 여기 사람들은 자그만 신앙심 하나만으로 주님에 대한 믿음 하나만으로 누구보다 열심한 기도생활을 하고 있었다.
「반성해라. 너 자신을…」이라고 마음속 한 구석에서 나 자신을 꾸짖는 것만 같았다.
부끄러웠다. 창피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들이 세상의 어떤 성인들보다도 거룩하고 위대하게 느껴졌다.
나에게 또하나의 다른 느낌과 감명 그리고 수치를 준 곳이 한 곳 있었다.
중국에서 장백산이라 불리는 우리의 명산 백두산. 먼저 감명을 준 이유는 천지 때문이었다. 드넓고 푸르른 나를 넓고 푸르게 만들었다.
수치심! 이번 순례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일이다. 우리 땅이 아닌 중국 쪽으로 간 것이 그 첫번째 수치요, 우리 것으로 되어 잇으니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산을 훼손시키는 중국인들의 행동이 그 두번째 수치였다.
부끄러워서 천지에 빠지고만 싶었다. 나는 그자리에서 화살기도로 빨리 통일이 되어서 이 산을 다시 찾게 해주세요라고 시도했다. 거! 그리고 보니 내가 배운 것이 또 하나 있었다. 기도하는 법.
이번 순례를 통해 나는 기도하는 법과 진실되고 성실된 신앙심이라는 열매를 얻었다. 순례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돌아가서 나는 이곳에서 배운대로 살 것이다. 그리고 남들에게도 이것을 나눠주겠다.
<원주 학성동 본당>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