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 외신종합】미국 개신교계의 테리 존스 목사가 9·11테러 9주년을 맞아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제사회 각계의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의 복음주의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의 담임 목사인 존스는 그동안 코란 소각 계획을 알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종교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러한 극단적 행동이 초래할 이슬람 과격세력의 보복테러를 우려한 미국 종교계는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테리 존스 목사의 이슬람 경전 소각 계획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는 너무나 충격적이고 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평의회는 또 “각각의 성경과 교회, 상징을 갖는 모든 종교는 존중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슬람 일부 과격주의파인 알-카에다의 9·11테러처럼 개탄스러운 폭력을 그와 같은 행동으로 되갚아서는 결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앞선 7일 “이는 매우 무례하고 수치스런 행동”이라고 비난했으며, 유럽연합(EU)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코란 소각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세계 각국 이슬람계도 격렬한 비난과 경고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말레이시아의 이슬람당은 “존스 목사가 실제 코란을 불태우면 모든 이슬람교도들이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코란 소각은 신성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 알-아자르대 압둘 바유미 교수는 “미국 정부가 코란 소각을 막지 못한다면 결국 미국과 이슬람권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테러리즘에 기회를 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셸 술레이만 레바논 대통령도 “코란 소각은 사랑과 존중을 가르치는 그리스도교 교리에 분명히 어긋난다”고 비난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2일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계속돼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이 발포한 총에 맞아 민간인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 인근에서도 11일 코란 소각 및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찬성·반대파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 와중에 한 남성이 코란을 몇 페이지 찢어 불을 붙이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이슬람권의 분노를 샀다.
한편 이번 사태의 주인공인 존스 목사는 1980년대 독일에 독립 교회를 세웠지만 2008년 교회 신자들로부터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관계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존스 목사의 계획은 매우 광적이고 폭력적”이라고 우려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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