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다양한 교회 운동들과 공동체가 생겨났고, 교회 쇄신과 선교 등에 큰 희망을 전하고 있다. 현재 교황청 평신도평의회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단체만도 200여 개를 훌쩍 넘으며, 지역과 교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운동까지 모두 포함하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지난 5일 막을 내린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도 다양한 평신도사도직 운동 단체 대표들이 참가, 각자의 활동을 소개하고 친교를 나눠 관심을 모았었다. 특히 각 단체들간의 만남은 그동안 국제적 교류 활동이 미미했다고 평가받는 한국교회 평신도사도직 단체 구성원들이 각자의 활동을 재점검하고 활동의 장을 넓힐 자극제가 된 의미있는 장이었다는 평가다.
대회를 계기로 방한한 다양한 활동 단체장들의 목소리를 통해 단체 사도직의 의미와 비전 등을 들어본다.
■ 네오까떼꾸메나또 창설자 / 기꼬 아르궤요
작은 공동체 안에서 형제적 사랑 실천
▲ 네오까떼꾸메나또 창설자 기꼬 아르궤요.
최근 전 세계 교회에서 급격히 성장 중인 네오까떼꾸메나또의 창설자 기꼬 아르궤요(Kiko Arguello·71)씨는 “네오까떼꾸메나또의 목표 또한 신자들이 각자의 본당과 가정 안에서 보다 성숙한 신앙인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꼬씨는 “네오까떼꾸메나또는 ‘현 시대와 사회에 유효한 가톨릭 양성의 여정’이라는 의미로 교황청의 인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즉 네오까떼꾸메나또는 그리스도교 입문 여정의 하나로 특별한 영성을 따르는 별도의 조직이 아니라, 작은 공동체를 형성해 그 공동체가 가정을 돕고, 가정이 또 교회를 돕고, 나아가 사회를 구원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활동한다는 설명이다.
“네오까떼꾸메나또에서 가장 중요한 면을 꼽는다면 초대 교회처럼 작은 공동체 안에서 활동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서는 사회적 계급도, 가난한 사람도 없고 오직 형제들을 사랑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것 또한 중요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기꼬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며 “따라서 믿음을 자라나게 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믿음에 이르는 성사가 바로 세례이므로 네오까떼꾸메나또에서는 세례성사의 여정을 다시 밟아간다”고 역설한다.
“전 세계가 급변하고 다원화된 모습입니다. 이제는 주일미사 만으로 신앙을 다지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우리 신자들이 일상에서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을 보고 비신자들이 관심을 가집니다.”
네오까떼꾸메나또는 기꼬씨와 신학자이자 화학자인 카르멘 헤르난데스(Carmen Hernandez) 교수의 공동 노력으로 창설됐으며, 현재 세계 101개국에서 1만9000여 개의 공동체가 활동 중이다.
■ 세계꾸르실료협의회 / 이본 의장·애드리안 지도신부
새로운 시각·적극적 자세로 주님 사업에 동참
▲ 세계꾸르실료협의회 애드리안 G.패럴리 지도신부(왼쪽)와 이본 마리아 캐리언 의장.
세계꾸르실료협의회 이본 마리아 캐리언(Yvonne Maria Carrigan) 의장과 애드리안 G.패럴리(Adrian G. Farrelly) 지도신부는 “꾸르실리스따들이 복음화와 관련해 누구보다 중요한 임무를 갖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과 적극적인 마음자세로 주님 사업에 동참하길” 촉구했다.
두 사람은 특히 “한국과 호주 교회 모두 지난 1967년에 꾸르실료를 도입했지만, 한국 꾸르실리스따 숫자는 17만 명, 호주는 1만5000여 명에 불과하다”며 “한국교회, 특히 한국꾸르실리스따들의 열성에 감동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꾸르실료협의회(OMCC, Organismo Mundial de Cursillos de Cristiandad)는 꾸르실리스따들의 순수성 유지와 정체성 확립, 꾸르실료 운동 발전 방안 모색, 각 지역 꾸르실료 운동의 통일성 구현과 경험 공유 등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이본 의장과 애드리안 신부는 “꾸르실리스따들이 교회 가르침에 더욱 충실하도록 돕는 것은 세계꾸르실료협의회의 주된 임무 중 하나”라며 “꾸르실료 운동 활성화를 통해 교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전했다.
“교회의 쇄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꾸르실료 운동이 더욱 심화돼야 하고 많은 신자들이 꾸르실료 교육에 적극 참가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특히 꾸르실리스따들이 복음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매주 주님 사업 발전과 각자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기회를 가질 것을 희망합니다.”
■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 / 조셉 마리아 신부
‘관찰·판단·실천’으로 그리스도적 가치 발견
▲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 조셉 마리아 지도신부.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 지도 조셉 마리아 신부(P.Josep Maria Romaguera Bach)는 국제가노청 활동에 대해 소개하며, 특히 청년 영성을 위협하고 있는 물질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 교회가 청년 사목에 보다 큰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을 중시하는 자본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풍토 속에 청년들은 일회용 휴지 같은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교회를 떠나고 있는 청년들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마리아 신부는 또한 “아시아 지역 청년활동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돼 있는 하느님에 대한 갈망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청년이 있기에 교회의 미래가 있습니다. 교회는 청년을 믿어야 하고, 또 미래를 믿어야 합니다. 가톨릭노동청년회의 활동이 아시아지역에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아시아의 미래도 밝다는 것을 믿습니다.”
1925년 벨기에에서 까르딘 신부와 청년 노동자들에 의해 창설된 가톨릭노동청년회는 노동하는 청년들이 자신과 주변 환경, 그리고 사회를 복음화하기 위해 조직한 평신도 사도직 운동단체다. 최근에는 팍스로마나, 국제대학생연합회, 국제가톨릭학생회, 국제가톨릭농민회 등과의 연대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