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위임된 구세주 그리스도의 사명(Redemptoris Missio)은 아직 완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 강생 제이천년기를 마감하며 인류에 대한 총체적인 전망에서 보면, 이 사명은 여전히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고, 따라서 우리는 이 사명 수행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선포하도록 재촉하십니다.”(교회선교사명 1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말씀하신 ‘선교의 절박함’이 필자의 마음에 크게 와 닿은 적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탄생 2000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전 세계 인구의 절반도 그리스도화 시키지 못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복음화에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 달려 왔다. 한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한들 얼마나 큰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끊임없이 복음화의 필요성을 외치고 신자들의 재복음화와 선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시켜왔다. 그 결과 그동안 2만여 명에 가까운 신자들이 복음화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복음화에 대한 필요성과 선교활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큰 열매에 감사할 따름이다.
엄격한 의미로 교회는 선교를 위해 생겨난 공동체다. 선교는 누구나 해야 할 마땅한 그리스도인의 근본 소명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자들은 친교의 공동체 모습도 지켜야 하고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밖에도 환경, 생명 존중 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수그리스도의 말씀인 복음이 신자 개개인의 마음에 새겨져 있어야 한다. 모든 신심, 활동 단체에서의 활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하고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선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교회 신자 수를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새겨진 기쁜소식이 사람들의 생각이나 사상, 인격에 영향을 줘야한다. 그래야 그 말씀에 따른 삶인 이웃 사랑과 생명존중, 환경 사랑 등을 실천할 수 있다.
복음 선포는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복음 선포는 교회적이고 그리스도적인 일이다. 2020년 한국천주교회 신자들이 인구비율로 20%를 넘어서게 하려면 각 개인뿐 아니라 모든 신심운동, 단체들의 목표가 복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에 속해 있는 각 개인과 단체는 교회의 근본 소명인 복음화에 초점을 맞추고 서로 유기적 협력을 해야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것만을 주장하고 그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순절 날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고 있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강림으로 새로운 힘을 갖고 뛰쳐나가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복음 선포자들이 되었듯이 그동안 우리 안에 축적된 영적인 힘을 갖고 밖으로 눈을 돌려 나가서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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