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를 교회 내에서 재조명하는 일은 왜곡됐던 일제시대 교회사를 바로잡고 항일운동에 투신했던 이들에게서 박해시대 순교성인들의 정신을 되살려 「순교의 맥」을 찾는 일이 될 것입니다』
최근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을 현대어로 번역해 「의사 안중근(도마)」라는 책을 출간해 신성국 신부(청주교구 대소본당 주임)의 말이다.
그느니 이어 『안중근을 비롯, 신앙인의 양심을 가지고 항일운동에 동참했던 신앙인들을 당시 교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단죄하고 이단시했다』며『박해시대의 순교는 신앙 자체 때문에 목숨을 바치는 것이었지만 신앙의 자유가 허락된 이후의 순교의 의미는 그리스도적인 공동체 실현을 위해서 자신을 투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신성국 신부는 『박해시대 순교자 뿐만 아니라 일제시대의 「순교자」를 현양함이 신앙의 자유가 허락된 현대인의 정신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며 안중근 의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함께 교회 내의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신성국 신부가 안중근의 삶과 사상을 연구하게 된 것은 지난 92년 공군사관학교 군종신부로 봉직하면서부터이다. 그는 생도들에게 참신앙인이며 참군인사의 모범이 될 만한 인물을 찾던 중 안중근을 발견했다. 97년 제대후 자서전 번역을 위한 자료수집을 시작했고 10개월의 집필과정 끝에 최근 책을 출간했다. 그의 책에는 그간 안중근에 관해 오해됐던 부분들을 그의 입장에서 반박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안중근 신부」라는 별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는 신 신부는 『국가에서 애국지사로 추앙받는 신앙인 안중근이 교회내에서는 묻혀 있다면 청소년들은 민족과 신앙 사이에서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제 안의사를 교회적으로도 자리매김을 해서 교회가 민족사적 앙금을 제거하고 민족정서를 교회 안에서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안중근이 여순 형무소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유묵 휘호가 「경천(敬天)」이었음을 밝히고 『이것을 보아도 그가 일생동안 하느님을 공경하고 하늘의 뜻을 따랐음을 알 수 있다』며 교회내의 소극적인 역사의식을 아쉬워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