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스테파노,19). 올해 미국 펜실베니아 노스펜고등학교에서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의대에 진학한 김수환군은 김수환 추기경과 이름과 세례명이 같다. 미국에서는 「스테판 김」으로 불리는 수환이의 이름은 한국에 살고 있는 이모할머니(김점순·마리아)가 추기경을 닮기를 축복하며 지어주신 것이다.
4살 때 이민간 수환이는 어렸을 적 자기 이름과 똑같다는 그분이 누구인지 몰랐다. 4년여전 펜실베니아 한인본당을 방문한 추기경에게 수환이는 처음 인사를 드렸다. 그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 미국에서, 또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서 추기경을 알현했다.
지난달 19일 추기경을 방문한 수환이를 추기경은 기억하고 있었다. 또 김추기경은 수환이가 하버드 의대에 진학한 것을 축하하며『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잘 하던 학생들도 대학에 들어가서는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자상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또 본인의 사인이 담긴 「의사 김남호 박사의 전기」를 건네며 김남호 박사처럼 사랑을 나누는 의사가 되길 당부했다.
수환이를 보는 사람들은 이름 뿐만 아니라 갸름한 얼굴, 예리하면서 따뜻한 눈길, 다른 사람을 편안케 하는 분위기 등이 추기경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때때로 김추기경을 떠올리며 그와 닮은 위대한 사람이 되길 바래서였을까. 수환이는 지난달 11일 졸업식에서 전교사들이 선정한 최우수 학생, 전 학생들이 뽑은 최우수 학생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총 11개 부문의 상을 휩쓴 수환이는 총학생회장으로, 825명 졸업생 중 1등으로 , 성실한 자원봉사자로, 친구들의 믿음직한 조언자로 인정받았다.
『부모님께서 야채장사 하시면서 겪는 고생보다 공부 잘하는게 더 쉽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하시는 노동에 비하면 공부한다고 밤새는 것쯤 아무 것도 아니잖아요』
학교가지 않는 토요일이면 꼭 부모님을 돕는다는 수환이는 『한국에 와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혼자 일하실텐데 걱정이에요』라며 다시 한번 따뜻한 마음을 내비친다.
수환이는 오는 9월 대학에 입학해 생화학을 전공해 소아과의사가 되는 동시에 의학자로서 학문에 정진하고 싶다는 바람 또한 가지고 있다.
『영어를 잘 몰라 병고치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고 싶어요. 또 경제적인 곤란 때문에 병을 키우는 분들도 돕고 싶고, 의사로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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